180홀 갖춘 중국의 골프 공장 미션힐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7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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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자골프투어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 개최, 유소연 2라운드 2타차 공동 2위.

골프장 전체 면적이 서울 양천구(17.40㎢) 보다 크고 구로구(20.12㎢)와 비슷하다. 직원 숫자만 해도 캐디 500명을 포함해 4000명에 이른다. 카트 도로는 연장 길이는 100km. 골프장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규모다.

6일 개막한 유럽 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을 유치한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미션힐스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은 코스만 해도 대회 장소인 블랙스톤을 비롯해 10개(180홀)에 이른다. 미션힐스골프장은 하이커우 뿐 아니라 중국 광둥성 선전과 둥관에 12개의 코스를 갖고 있다. 12개 코스에 캐디 2000명을 포함해 직원수는 1만2000명이다. 미션힐스골프장이 중국의 골프 공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대중제인 하이커우의 미션힐스골프장은 호텔과 클럽하우스를 둘레로 10개 코스가 부채살처럼 퍼져있다. 그린피는 코스마다 다른 데 900위안(약 15만 원)부터 시작되며 대회가 열리는 블랙스톤 코스는 2000위안(약 35만 원)이나 된다. 캐디피는 130위안(약 2만 원). 1인 1캐디 시스템으로 팁은 100위안 정도. 160개의 서로 다른 탕을 갖춘 온천 시설도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 미션힐스골프장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골프 산업의 중심으로 손꼽힌다.

중국에서 골프는 서방 자본가의 퇴폐적인 스포츠로 외면 받다 1984년 광둥성 중산온천 인근에 최초의 골프장이 들어섰다. 30년 남짓한 역사 속에서 중국의 골프장은 800개가 넘어섰으며 18홀 기준으로는 1200군데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골프협회는 현재 300만 명 수준인 골프 인구가 2020년 2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계기로 우수 선수 발굴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골프협회는 '호주의 백상어' 그레그 노먼을 기술 고문으로 선임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또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펑샨샨을 내세워 유망주 발굴에도 소매를 걷어부쳤다.

미션힐스골프장은 중국 주니어 유망주들에게 실전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시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또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의 중국 대결을 비롯해 유명 골프 스타 초청 행사, 각종 대회 개최 등으로 골프 저변 확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션힐스그룹 테니얼 추 부회장은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남녀 각 3¤4명의 젊은 선수들을 선발해 올림픽 전까지 미국에서 레슨과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비용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7일 대회 2라운드에서 세계 랭킹 5위 유소연은 생애 처음으로 한 라운드 이글 2개를 낚은 데 힘입어 6타를 줄여 중간 합계 9언더파 137타로 정예나 등과 공동 2위에 올랐다. 11언더파의 단독 선두인 세계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는 2타차. 세계 1위 박인비는 공동 8위(7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유소연은 270야드인 16번 홀(파4)에서 원온에 성공한 뒤 2.5m 이글 퍼트를 넣었다.

하이코우=김종석 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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