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골퍼의 238전 239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케빈 스태들러 PGA 첫 우승, 아버지 크레이그는 통산 13승
마스터스 父子 동반출전 겹경사

아버지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13승을 거뒀다. 하지만 아들은 10년 넘도록 우승 소식이 없었다. 그저 누구의 아들로 불리는 신세였다. 부친의 후광에 가려 있던 케빈 스태들러(34·미국)가 PGA투어에서 239번째 도전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스태들러는 3일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TPC(파71)에서 끝난 피닉스오픈 마지막 날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전날 선두였다 마지막 18번홀에서 1.5m 파 퍼트에 실패한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과 그레이엄 들라에(캐나다)를 1타 차로 제쳤다. 스태들러는 “정말 감격적이다. 이 순간을 위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스태들러의 아버지는 100kg이 넘는 거구에 콧수염을 길러 ‘바다코끼리’라는 별명이 붙은 크레이그 스태들러(61·사진). 피는 속일 수 없다는 듯 177cm, 113kg의 거구인 아들 스태들러는 2002년 프로 데뷔 후 2부 투어에서 4승을 올리고 PGA투어에서 준우승만 2차례 했을 뿐 우승이 없던 한을 풀었다. 아버지는 2002년 아들이 2부 리그인 웹 닷컴 투어 콜로라도 오픈에서 우승할 당시 캐디백을 메기도 했다. 2004년 아버지가 챔피언스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우승한 날 아들 케빈이 웹 닷컴 투어 레이크 에리 채리티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라 1999년 밥 듀발-데이비드 듀발 부자 이후 5년 만의 부자 동반 우승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부자 챔피언 탄생은 투어 사상 9번째.

이날 스태들러는 11번홀(파4)에서 티샷한 공이 가시가 무성한 선인장에 박히는 불운으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며 3온 3퍼트로 더블보기를 해 주춤거렸지만 17번홀 버디로 공동 선두에 나섰다.

1982년 ‘그린재킷’을 입으며 마스터스 평생 출전권을 확보한 아버지 스태들러는 올해 마지막 출전 의사를 밝혔다. 아버지는 아들이 이번 우승으로 올 마스터스 출전 자격을 얻으면서 ‘명인 열전’에 처음으로 부자가 동반 출전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아버지 스태들러는 “케빈의 마스터스 출전이 정말 기쁘다. 올해가 나의 마지막 마스터스 출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라며 흐뭇해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PGA#미국프로골프#케빈 스태들러#크레이그 스태들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