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구글, 글로벌 경제 룰 바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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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혁신으로 불황 돌파구 마련… 애플 3분기 이익 100억달러 회복
삼성-구글과 승자독식 구도 굳혀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 등 이른바 정보기술(IT) ‘빅3’ 기업이 경쟁하듯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대다수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글로벌 IT 빅3 기업이 앞다퉈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세계 경제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다.

이들 빅3는 그동안 쌓은 기술과 자본을 앞세워 도태된 기업이나 신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을 속속 사들이며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하고 있다. 기존 영역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거나 제품을 무료로 제공해 다른 기업의 수익 기반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IT업계에선 강자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勝者獨食)’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애플은 28일(현지 시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7∼9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죽은 뒤 휘청거렸던 애플은 지난달 20일 출시한 ‘아이폰 5S’와 보급형 모델 ‘아이폰 5C’가 판매 호조를 보인 덕분에 분기 영업이익 100억 달러를 회복했다. 애플은 3분기에 338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역대 3분기 판매량 중 최대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도 3분기에 884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분기 사상 최대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였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선 구글의 지배력이 더 강화되고 있다. 2분기 구글 안드로이드의 시장 점유율은 79.3%로 전년 동기 대비 10.2%포인트 높아졌다. 구글은 17일(현지 시간) 3분기에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148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구글 주가는 처음으로 주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빅2’가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하는 사이 나머지 기업들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전통의 강자였던 핀란드 노키아와 미국 모토로라, 캐나다 블랙베리 등은 저가(低價) 휴대전화 판매량을 크게 늘린 중국 레노버(3위), 화웨이(5위)와의 힘겨운 싸움에서 밀려 아예 순위권 밖으로 사라졌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시장에서도 1, 2위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혁신 제품이 나오지 않는 정체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순위에서 밀린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당분간 상위 기업은 점점 더 유리해지고, 밀려난 기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용석 기자
#삼성#애플#구글#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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