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성희]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3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야생적응훈련을 마치고 춘삼이와 함께 18일 바다로 돌아갔다. 제돌이와 춘삼이, D-38(일명 삼팔이) 등 돌고래 세 마리는 2009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앞바다에서 포획돼 돌고래쇼 공연업체 ‘퍼시픽랜드’에 팔렸다. 서울대공원은 바다사자 두 마리를 주고 제돌이를 들여와 쇼를 해왔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동물보호단체 주장을 받아들여 제돌이를 방류한 것이다. 제돌이 방류에는 서울시 예산 7억5000만 원이 들어갔다.

▷제돌이 방류는 불법 포획한 제돌이를 장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남방큰돌고래가 멸종위기종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이미 야생의 습성을 잃은 데다 쇼를 통해 관람객에게 큰 기쁨과 관광수입을 안겨준 제돌이를 방류한 게 과연 옳으냐는 논란은 여전하다. 논란은 동물복지, 동물원의 존폐, 동물쇼의 기능, 사람과 동물의 관계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실 동물원과 동물쇼는 근대의 산물이다. 1752년 오스트리아 빈 쇤브룬 궁에서 프란츠1세가 부인인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를 위해 기린 얼룩말 코끼리 등 이국적인 동물을 길렀던 것이 기원이다. 사람, 특히 특권계층에 이국적 풍물을 제공하는 게 동물원과 동물쇼의 목적이었다. 최근 들어 동물은 사람의 구경거리가 아니고 그 자체로 자연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유럽과 남미 등 많은 나라가 돌고래장 건립을 불허하고 있다. 물론 동물쇼에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동물쇼는 어린이에게 동물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드는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주장이다.

▷엄청난 예산을 쓸 만큼 방류가 가치 있는 일인가. 제돌이가 건강하게 야생에 적응할 것인가. 돌고래장에 남겨진 다른 돌고래와 새끼들, 동물쇼에 동원되는 다른 동물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과 고래의 우정을 그린 시리즈 영화 ‘프리 윌리’(1994년 첫 개봉)는 인간의 탐욕에 고통을 받긴 하지만 주된 스토리 라인은 그래도 따뜻하다.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는 인간의 따뜻함을 느꼈을까. 그조차도 의문만 있고 대답은 없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제돌이#돌고래#춘삼이#남방큰돌고래#동물쇼#동물보호단체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3

추천 많은 댓글

  • 2013-07-20 13:48:23

    밥은 먹어도 괜찮은 것이가?? 나의 배를 채우기 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수많은 생명을 끓는 물에 튀겨 죽이고 , 그도 만족 못해서 씹어서 박살을 내어 먹다니? 박원순은 분영히 밥을 먹지 않고 살아가는 유령 인간이다.

  • 2013-07-20 05:48:51

    빨치산들의 논리에 놀아난 세금낭비야.

  • 2013-07-21 08:53:01

    동물학생도 교육이 수용되면 행복감정을 70퍼센트 가져 사람들과도 훌륭한 반려가 되니 그러나 사람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니, 사람같지만 사람같지 않는 동물보다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이기적들이 무법월권잣대로 그것을 만사억지로 풀다 동물을 파탄에 이르느니라?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