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어르신, 인생 이모작 팍팍 밀어드릴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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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노인지원계획 발표

‘퇴직 후 뭘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곳을 찾으세요.’

2월 구조조정 대상자가 되어 직장에서 나온 김모 씨(51).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알아봤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직업이나 사업도 개인적으로 알아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 이 때문에 최근 아는 퇴직자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은퇴자, 퇴직자들의 이런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서울 인생이모작 지원센터’를 연다. 은평구 녹번동 옛 국립보건원 자리에 문을 여는 ‘서울 인생이모작 지원센터’는 ‘예비 노년층’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발굴해 지원하고 재취업 알선, 취업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5년까지 15곳, 중장기적으로는 자치구마다 1곳씩 설치할 계획이다.

생활에 여유가 있어 재취업은 필요 없지만 수십 년 동안 쌓은 전문성과 경륜을 바탕으로 사회봉사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전문직 은퇴자 인재은행’도 만든다. 대기업 임원 출신은 벤처기업 경영관리, 재무회계 등을 컨설팅하는 창업 멘토로 활동할 수 있다. 교장선생님은 청소년 카운슬러로, 구두 금속 등 기술 분야의 명장(마이스터)들은 기술교육원이나 특성화학교 강사로 나서는 방식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도 강화해 2015년까지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공공 일자리 6만3000개를 제공한다. 또 민간분야 일자리 발굴을 위해 7개 자치구에 설치돼 있는 ‘시니어 클럽’을 중장기적으로 모든 자치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마포시니어클럽에서는 카페와 만두집, 봉제가게 등을 열어 노인들이 일도 배우며 수입을 올리고 있다. 송파시니어클럽에서는 노인들이 보수설비, 이사청소, 가사도우미 등 생활 대행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 신노년층 지원 사업은 △제2의 인생 설계 지원 △맞춤형 일자리 △건강한 노후 △살기 편한 환경 △활기찬 여가문화 △존중과 세대통합 등의 분야로 나뉜다. 65세 이상 노인 100만 명뿐만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49∼57세), 예비노인(55∼64세) 등 노년층 편입을 앞둔 예비 노년층 240만 명을 대상으로 한다.

노인들이 살기 편한 주택도 공급할 방침이다. 고령, 홀몸, 거동 불편 노인을 위한 주택을 개발해 2015년까지 20개 동 300채를 제공한다는 것. 각자 따로 살지만 식당, 세탁시설 등은 함께 이용하는 일종의 ‘노인 하숙집’을 모델로 하고 있다. 노인 지원과 청년 주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독거어르신-대학생 주거공유’도 눈길을 끈다. 빈방이 있는 노인은 주변 시세의 반값 이하로 저렴하게 방을 제공하고, 청년은 노인의 말벗, 병원동행 등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는 내년에 678억 원을 투입하는 등 이번 사업에 2015년까지 총 2847억 원(국비 858억 원, 시비 1989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시#노인지원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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