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중독은 ‘진짜’ 정신 장애” 진단…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2일 1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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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중독이 '진짜' 정신 장애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진은 섹스 중독이 대인관계를 파괴하고 건강 문제까지 초래해 삶을 망칠 수 있는 '정신의학적 장애'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성의학 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실린 이 연구 결과는 '성욕과잉 장애'가 정신 질환으로서 '정신장애에 대한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 개정판에 실릴지의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신의학 협회가 출간하는 DSM는 정신의학 분야의 '성서'로 여겨진다.

그동안 성욕과잉 장애가 DSM에 포함되지 않은 주된 논리적 근거는 근본적인 뇌의 기능장애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DSM의 다른 장애 증상들이 이 행위를 더 잘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이 장애가 정신 질환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그 진단 기준의 확립이 중요하다.

로리 리드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성욕 과잉 장애를 새로운 정신 질환으로 정의하기 위한 몇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강도 높은 성적 환상, 성충동, 성적 행위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성관계 횟수가 지나치게 잦고 우울함이나 스트레스 해소하기 위한 경우가 많으며 ▲대인관계나 경제 활동 등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성욕을 참을 수 없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이러한 문제가 약물이나 기타 다른 정신장애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 경우 등이다.

연구진은 이 기준을 바탕으로 미국 전역의 정신 질환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심리 실험과 인터뷰를 실시했다. 실험에 참여한 환자 중 152명은 성적 행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나머지는 약물 중독이나 또 다른 정신 질환 문제를 겪는 환자들이었다.

연구진은 위의 기준을 적용한 결과 성적 행태에 문제가 있는 152명 중 134명이 섹스 중독증 진단을 받았으며, 이 중 92%가 전문가들의 진단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성욕 과잉 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과도한 자위행위, 포르노 시청, 사이버상의 섹스, 매춘부와의 성매매, 익명의 파트너들과 정사 등을 즐겼으며 1년 동안 평균 15명과 잠자리를 가졌다고 답했다.

이들은 성욕을 억제할 수 없고 자신들의 성충동에 따라 행동하며, 이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리드 교수는 "이들은 부정적인 결과보다 성욕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며, 심지어 이러한 선택이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섹스를 택한다"고 말했다.

리드 교수는 섹스 중독이 정신 장애로 분류될 경우 불륜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장애가 있다고 해도 이혼 등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스스로 도움이나 변화를 바랄 때는 유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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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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