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WINE]‘샤토 라피트’가 중국에서 유독 뜬 이유

동아일보 입력 2010-12-11 03:00수정 2010-12-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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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단시간에 유명해진 와인을 살펴보면 꼭 유명인과의 연결고리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보르도 5대 샤토 가운데 유독 샤토 라투르가 가장 먼저, 가장 빠르게 이름이 알려진 데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이건희 삼성 회장이 마셨다’는 사실 덕분이다.

와인을 즐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세계 와인 시장의 핵으로 떠오른 중국 와인 시장에서도 인기 와인에는 한국처럼 ‘독특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영국의 와인전문지 디캔터에 따르면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름이 중요하다. 이 나라에서 유독 샤토 라피트 로칠드가 최고의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라피트라는 발음이 중국인들에게 쉽고 경쾌하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두 번째는 중국과 관련된 라벨이다. 보르도 4등급의 샤토 베슈벨은 라피트 다음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와인 라벨에 그려진 범선 때문이란다. 그 모양이 중국의 드래건보트를 연상시키고, 그러다 보니 중국인들이 기억하기에 쉽다는 것이다.

드래건보트는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 대만에서도 매년 큰 이벤트가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역사적 산물 중 하나다. 올 4월 샤토 베슈벨의 디렉터 필리프 블랑은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우리의 와인을 알리기 위한 판촉 활동이 필요 없었다”며 라벨이 미친 영향력에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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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중국인 화가 쉬레이(徐累)가 그린 2008년산 라벨이 발표되자 샤토 무통 로칠드의 가격이 케이스당 6000파운드 넘게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작년 이맘때 2008년산 라벨 작업을 중국인이 맡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그전까지 케이스당 1800파운드에 거래되던 것이 2200파운드로 치솟은 바 있다.

그런가 하면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2007년산 기준) 뛴 샤토 린치 바주의 인기 비결은 중국 시장에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인적 네트워크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샤토를 소유하고 있는 카제 가문은 이미 1980년대부터 중국을 드나들면서 인맥을 넓혀 왔다.

디캔터는 또한 앞서 말한 이름, 라벨, 인맥의 힘과 별도로 중국 현지의 여러 와인상들로부터 중국인들의 시선을 끌 만한 와인들을 소개받았는데, 여기에 꼽힌 와인으로는 샤토 팔메르, 코스 데스투르넬, 앙젤뤼스, 그뤼오 라로즈, 퐁테 카네, 스미트 오 라피트, 로장 세글라 등이 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위에서 언급한 모든 와인이 앙젤뤼스를 제외하고 보르도를 관통해 흐르고 있는 지롱드 강 좌측에 위치한 메도크, 그라브 쪽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성이건만 우리도, 중국도 특정 와인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한 것 같아 안타깝다. 성장기 어린이들이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어야 균형 있는 신체 발달이 되는 것처럼 바람직한 와인 문화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혜주 와인칼럼니스트
● 이번 주의 와인
센추리 2008


일본의 산토리사가 야마나시 현 산등성이에 포도나무를 심은 지 100년을 기념해 샤토 라피트 로칠드의 모기업인 도멘 바롱 드 로칠드와 협력해 만든 일본산 와인. 이달 1일 출시됐다. 카베르네 소비뇽, 프티 베르도, 메를로를 주축으로 블랙 퀸과 같은 일본 고유의 포도 품종도 블렌딩했다. 라벨의 흰색과 빨간색 줄, 2마리의 비둘기 모두 양사의 우호 협력을 상징한다. 산토리는 보르도의 샤토 라그랑주와 샤토 베슈벨 소유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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