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백령도 주민들 관광객 끊겨 한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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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펜션 개점휴업 상태… 학교는 어제부터 정상수업

30일 인천 옹진군 백령면 연화3리 두무진 포구. 포구 입구에 설치된 두무진관광유람선 매표소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면서 아예 문을 닫은 것. 두무진 포구 선착장에는 관광객을 태우고 형제바위, 선대암, 코끼리바위 일대를 운항해야 할 유람선 5척이 그대로 정박해 있었다.

3월 천안함 피폭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잇단 악재로 관광객이 끊기면서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백령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두무진 포구에 기반을 둔 어민들은 관광객이 꾸준히 늘자 2008년 가구당 평균 2000여만 원을 거둬 유람선 5척을 구입해 두무진관광영어조합법인㈜을 결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반짝 장사를 한 뒤 올해는 적자로 돌아서 빚더미에 앉을 처지에 놓였다. 두무진 포구에서 10년째 횟집을 한다는 김모 씨(56)는 “예년에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꾸준히 관광객이 찾았지만 올해는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관광객이 10분의 1로 줄었다”며 “요즘에는 관광객이 한 명도 없어 한 달에 몇십만 원 벌기도 벅차다”고 말했다.

이 일대 횟집은 비상경계근무로 군인들의 발길마저 끊기자 오후 7시를 전후해 문을 닫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어민 A 씨는 “수협에서 대출을 받아 3000만 원을 들여 그물 등 어구를 준비했는데 군 당국이 “각서를 써 놓고 출어하라”고 겁을 주는 바람에 바다에 나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는 판단으로 2008년부터 마구 들어선 펜션도 개점 휴업상태다. 지난해 북포리에서 두무진 포구로 향하는 길가에 들어선 펜션 10여 채는 최근 문을 닫고 관계자들이 모두 철수한 상태다. 관광객이 늘면 괜찮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군에서 보조금을 받고 은행 대출로 민박집을 신축한 이모 씨(57)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내년에 백령도를 찾는 손님이 없을까 봐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옹진군은 내년 침체된 옹진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백령도와 대청도를 대상으로 옹진 섬 ‘팸 투어’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 이후 지난달 24일 내려진 학교 휴업 조치가 30일 해제돼 북포초교와 백령초교에서 정상수업이 이뤄졌다.

백령도=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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