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심리전? 난 모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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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7시 30분


신경질적인 SK 신경 안써“편안하게 하라” 여유만만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 DB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 DB
“심리전? 지금 그런 분위기에요?”

짐짓 태연하게 전혀 모르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굳이 자신까지 나설 필요가 없다는 듯, “난 모르겠다”고 했다.

2승을 먼저 챙긴 KIA 조범현 감독은 3차전에 앞서 ‘이번 시리즈가 심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말에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라며 “투수들이 잘 던지면 이기고, 타자들이 잘 치면 이길 것”이라고 한발 비켜섰다. 스승인 SK 김성근 감독이 KIA측이 제기한 ‘사인 훔치기 의혹’을 강하게 부정하고, 2차전 종료 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양팀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그는 멀찌감치 뒤로 물러나 있었다. 스승과 각을 세우는 건 모양새 뿐만 아니라 실리적으로도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한 듯 했다.

그러면서 그는 “편안하게 하고 있다”며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늘도 우리 편일 것”이라면서 “시리즈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 미팅 때 얘기했다. ‘온 우주의 기운이 우리 타이거즈를 감싸고 있으니까, 에러해도 이길 것이니 편안하게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3차전을 내준다고 하더라도, 시리즈 각본은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미 다 짜여져 있으니 편안하게 게임만 열심히 하겠다는 뉘앙스였다.

경기 전 잔뜩 흐린 하늘에서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자 그는 “오늘 비가 와서 게임을 못해도 좋고, 해도 좋고…”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온 우주의 기운’에 기댄 듯 편안한 표정으로.

문학|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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