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 10위 오른 한국 수출, 좀 더 뛰자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올해 1∼4월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처음으로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경쟁 국가들의 수출이 대부분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감소한 데 비해 우리 실적은 23.6% 감소에 그쳤다.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지난해 12위에서 두 계단 상승한 것은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지난해 우리보다 앞섰던 러시아(9위) 캐나다(10위)가 주요 수출품인 원유 가스의 가격 하락으로 각각 13위, 11위로 밀려났다. 올해 9위를 기록한 영국과의 수출액 격차도 30억 달러에 불과해 3분기에는 9위로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실적으로는 사상 처음 10위권 진입이 확실시된다.

우리보다 수출이 많은 나라의 1∼4월 수출 실적은 독일 중국 미국이 3000억 달러대를 기록했고, 일본 1600억 달러, 프랑스 1400억 달러, 이탈리아 1200억 달러대로 뒤를 이었다. 10위권 국가 중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중계 무역의 비중이 높아 자국(自國) 수출만을 집계할 경우 우리나라와 영국이 1000억 달러대로 7위를 다툰다.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수출 강국의 고지(高地)가 마냥 먼 것만은 아니다.

수출 감소 폭이 작았던 것은 환율 효과도 있지만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수출 상품이 늘어난 덕분이다. 휴대전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액정표시장치(LCD)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의 실적이 작년에 비해 줄었으나 경쟁국들이 더 부진해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늘었다. 미국시장에서 우리 휴대전화 점유율은 50%에 육박했다. 미국의 ‘빅3’가 죽을 쑨 상반기 중 현대·기아차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7.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위권으로 진입해 자리를 굳히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새 유망 수출 상품이 계속 나와야 한다. 지금의 주력 수출 품목은 수십 년 전에 투자를 시작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다. 제조업뿐 아니라 교육 의료 여행 영화 같은 서비스 산업도 수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기업과 정부가 수출 유망 산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다. 내수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가운데 수출이 급감하면 경제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보호무역 추세의 확산을 막고 자유무역이 확대되도록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환경이나 특허를 새 무역장벽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국가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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