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I, 건강 위협뿐 아니라 ‘경제 피해’까지 대처해야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멕시코를 여행하고 돌아온 우리나라 여성이 돼지인플루엔자 추정환자로 확인된 데 이어 16명의 의심환자가 새로 발생하면서 국내에도 돼지인플루엔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발생 과정에서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드러나 ‘세계적인 대유행’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추정환자와 의심환자들은 멕시코와 미국을 여행했던 사람들이다. 돼지인플루엔자가 각국으로 더 넓게 퍼지면 북중미뿐 아니라 다른 지역 여행자들을 통해 국내에 추가 유입될 우려도 커진다. 보건당국은 그제부터 검역강화 조치를 국제선 전 항공노선으로 확대했으나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는 추정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338명 전원을 상대로 감염 여부를 가리는 추적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그중 141명은 추적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열(發熱)조사를 통해 공항에서 바로 포착하지 못하면 그 후에는 추적과 통제가 어려워진다. 입국 단계에서 빈틈을 없애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비축 물량을 늘려야 한다. 국내 보유 250만 명분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타미플루 역시 완벽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조기발견과 격리를 통한 확산 방지가 현재로선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이라고 말한다. 이 점에서 추정환자가 의심환자 상태에서 스스로 보건소를 찾아가 증상을 호소한 것은 잘한 일이고 다행이다. 돼지인플루엔자는 조기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다. 이 환자도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 의심환자와 보건당국의 긴밀한 협조와 기민한 조치가 중요하다.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신속 투명하게 전달해야 한다. 돼지인플루엔자 충격은 가뜩이나 불안한 세계경제를 더 위축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여행업계는 ‘골든위크(29일∼5월 5일)’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을 대규모 일본 여행객이 돼지인플루엔자 여파로 예약을 취소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정부가 오락가락하거나 어설픈 발표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되면 대외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지고, 국민건강 위협을 떠나서도 경제적 악영향 등 ‘후방 피해’를 키울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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