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나약한 모습

  • 입력 2009년 3월 4일 02시 54분


바둑을 두다 보면 착각도 하고 실수도 저지르지만 꼭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상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1 대 1 승부에서 상대에게 등을 보여주는 순간, 기세 차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초반 김성룡 9단은 단골 전법인 실리 챙기기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백 56이 방향 착오로 흑 57, 59로 중앙 집을 크게 내주긴 했지만 아직 비관할 단계는 아니었다.

그러나 흑이 65로 귀를 파고들 때 연결에 급급했던 백 68이 나약했다. 같은 연결이라도 참고도 백 1처럼 흑을 압박하는 수가 있었다. 흑이 2, 4로 저항해도 백 5가 좋은 수여서 흑이 더 피곤하다.

실전에선 ‘백의 나약함’을 낚아챈 흑이 상변에서 강력하게 대시하자 백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백은 뒤늦게 흑에게 강수로 맞섰으나 흑 85, 87의 냉정한 응수에 길이 막혔고 흑 93에선 더는 손 쓸 수 없는 처지에 빠졌다.

이번 국수전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김 9단의 돌풍도 여기가 마지막이었다. 소비시간 백 2시간29분, 흑 2시간2분. 93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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