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민호]의료관광 경쟁력 충분… 진료분야 다각화해야

  • 입력 2009년 2월 9일 02시 59분


드디어 의료관광의 청신호가 켜졌다. 해외 환자의 직접적인 알선과 유치 활동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의료관광 활성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글로벌 헬스케어가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분야 신성장동력으로 확정돼 국가 경제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료관광을 위한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의료관광은 의료 서비스를 받음과 동시에 휴양과 여가활동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형태의 관광산업이다. 신개념의 관광상품이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나 체류기간이 길고 체류비용 또한 높아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하나로 꼽힌다. 의료관광의 주된 소비국은 주로 의료서비스 비용이 높은 국가이며 이들국민의 목적지는 의료수준은 상당히 높으나 의료서비스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이다. 대표적인 소비국인 영국의 경우 값싸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나가는 관광객이 해마다 30%씩 늘고 있다. 작년의 경우 12만 명 정도가 의료관광을 다녀왔다.

아시아에서는 의료비용과 기술수준을 고려할 때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 중의 하나가 태국이다. 매년 태국을 찾는 13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10% 이상인 140만 명이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한다. 이들이 지출하는 의료비는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관광비용은 16억 달러(약 2조24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태국을 아시아의 메디컬 허브로 만들겠다는 태국 정부의 의료관광 육성정책이 있기에 가능했다.

분야에 따라서는 태국보다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저렴한 의료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관광객이 2만 명을 넘지 못한다. 또 대부분이 일본과 중국인이어서 고객 분포에서 취약한 면이 있다. 경쟁국에 비하여 초라한 성적표는 우리의 의료수준이 경쟁국보다 좋지 않음이 아니라 하겠다는 의지가 약했다는 결과라고 여겨진다.

해외체류 경험이 있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의료기술의 수준이 세계적이며 의료비용을 고려할 때 상당히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장점을 의료관광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건강검진 성형 피부 모발이식 한방 위주에서 점차적으로 내과, 외과같이 종합적인 의료기술을 요구하는 분야로 다각화해야 한다. 의료기관은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위해 의료관광객이 신뢰의 척도로 여기는 국제적인 인증서를 획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무분별한 광고, 검증 안 된 시술, 업계의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의료사고 발생 시 법 적용, 예를 들어 병원과 환자와 중간 소개업체의 책임 한계 등 법률적인 문제를 서둘러 다듬어야 한다.

의료관광객을 위해서 비자 발급, 출입국 절차, 병원 예약, 관광명소 연계까지 모든 과정을 원활하게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환자와 가족이 저렴하며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휴양, 요양 중심의 호텔이나 리조트 등의 숙박시설, 스파와 요가를 즐길 수 있는 건강관리센터, 식당, 쇼핑몰, 놀이시설도 의료관광의 중요한 요소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관광산업에서 의료관광같이 아직은 일반화되지 않고 출발점에 있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지치지 않는 도전정신과 끊임없는 창의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능력은 충분하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분야인 의료관광이 최근 침체된 국내 의료관광 상품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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