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재테크]올해 유망한 가치투자 스타일은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1분


EV/EBITDA지표 낮을수록 저평가株… 하락장서도 선전

[Q]저PER주나 저PBR주에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다. 그런데 2008년에는 투자 성과가 부진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는 어떤 투자 스타일이 유망한지 알고 싶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주가 배수가 시장평균보다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가치투자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08년은 이러한 저(低)PER, 저(低)PBR 종목의 주가가 코스피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기업이익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미래이익 개선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2008년 10월에는 극단적인 신용경색 국면이 진행되면서 기업의 수익가치가 무시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저PBR주가 약세를 보인 것도 신용위기의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신용위기로 부실자산이 발생하고 부실자산의 가치마저 감소해 (자산상각 등) 기업의 자산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또 경기침체 우려로 자산디플레이션, 디레버리징(자산매각을 통한 부채비율 축소), 그리고 그로 인해 기업들의 장기적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소위 ‘자산주’라는 저PBR주의 성과를 떨어뜨렸다.

2008년에는 주가 배수가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반대로 이익의 성장성만을 고려하는 투자 스타일 역시 성과가 부진했다. 미래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이나 2009년 예상 EPS가 3개월 전보다 상향 조정된 주식들도 주가 하락기의 대안이 되지 못했다.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보다 큰 수익률을 보였던 분기실적 호전주도 부진했다.

지난해 대부분의 투자스타일이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가치주 투자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성과를 보인 지표가 있다. 바로 ‘기업가치(EV)’를 ‘세금·이자 지급전 이익(EBITDA)’으로 나눈 값(EV/EBITDA)이다.

이 지표는 2001년과 2003년 심각한 경기둔화기와 신용위기 국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2005년, 2007년의 상승장에서도 EV를 EBITDA로 나눈 값이 낮은 주식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속한 대부분의 주식이 신흥시장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성장주로 부각되었기 때문이었다.

2007년 상승장의 주역인 EV를 EBITDA로 나눈 값이 낮은 주식은 2008년의 급락장에서도 초과수익을 냈다. 2007년과 같은 상승장에서는 미래의 현금창출 능력인 ‘EBITDA’가 부각됐고, 2008년 하락장에서는 우량한 재무구조와 낮은 주가를 의미하는 ‘EV’가 부각됐다.

심각한 신용경색 국면은 지났지만 신용위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특히 세계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국면에서 기업의 수익가치는 무시되고 자본 가치도 간과될 수 있다.

2009년 상반기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시기를 맞는다면 ‘재무구조의 건전성’이 종목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정리=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V / EBITDA는

기업이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 비율(EV를 EBITDA로 나눈 값)이 낮을수록 기업이 창출해내는 현금 흐름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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