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성출판사, 조국 폄훼하는 교과서 계속 팔 건가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는 근현대사 교과서 6종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수정권고안’ 55건 중 가장 많은 38건을 차지했다. 이 책은 초판(2003년) 이후 교육계 학계 재계의 친북 반미 내용 수정 요구에 일부 내용이 바뀌긴 했지만 기본 성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회사 김인호 사장은 인터뷰에서 “교과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수정하는 게 맞지만 집필진의 반대로 수정을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더 강한 수정지시를 하거나 검정 취소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행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교과부 장관은 교과서 수정 필요가 있을 때 저작자 또는 발행자에게 수정을 명할 수 있으며 합격취소나 발행정지도 내릴 수 있다.

금성 교과서는 2002년 검정 때 가장 중요한 ‘내용 오류와 편향적 이론 시각 표현’ 항목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그러고도 검정을 통과했다. 1차적 잘못은 당시 교육부 관리들에게 있고 최종 수정 책임도 교과부 장관이 지는 게 맞지만 출판사가 교과부와 저자 탓만 하는 것도 온당하지 않다.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고등학교 역사교사들에게 전교조 입김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표 저자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초기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경력을 갖고 있다. 전교조 교과별 모임인 전국역사교과서 역사모임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인 교과서는 그만큼 좋다는 의미”라며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두둔하고 나섰다.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올해 19만2918부가 팔려 점유율 56.6%를 기록했고, 2003학년도부터 6년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1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책값이 4290원으로 총매출이 40억 원을 넘겼다. 금성출판사는 근현대사 문제집도 함께 내고 있으니 그 수입도 짭짤할 것이다.

출판 산업이 불황에 허덕이는 시기에 출판사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스스로 죽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한민국 얼굴에 침을 뱉는 나쁜 교과서’라는 평이 나오는 교과서를 아무런 수정 없이 고교생들에게 계속 팔겠다는 것은 책임 있는 출판인의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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