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6월 4일 시행 모의평가 분석:언어영역

  • 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7분


쓰기, 곳곳에 기출유형 변형… 비문학-현대시 깐깐

《6월 4일 실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언어영역 시험은 전반적으로 2008학년도 수능의 경향을 이어갔다. 비문학과 문학의 문항수나 배점 등도 2008 수능의 틀을 유지하면서 비문학에 더 비중을 두었다. 쓰기를 제외하면 문제 유형도 항상 출제되는 기출 유형 중심이었다.》



<표 1> 내용 영역별 문항 수 및 배점 비교
구분듣기·말하기쓰기비문학문학합계
인문·사회과학·기술생활·언어예술현대시고전시가수필현대소설고전소설
6월 모의평가문항 수 5 74334344 5-44 50
배점 916866867810-97100
합계--21문항 41점17문항 34점-
2008수능문항 수 5 7433434 6-344 50
배점101577686713-687100
합계--21문항 41점17문항 34점-

2008 수능보다 약간 어려워

이번 모의평가에서 듣기는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쓰기에서는 기출 유형을 복잡하게 변형시킨 문항이 꽤 있고, 비문학과 현대시에서 정답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항이 섞여 있어 수험생들은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꼈다. 문항 배열에서도 앞부분에 어려운 문항들이 배치돼 있어 점수를 잃는 요소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의 고난도 문항은 다음과 같다.

―쓰기 11번: 예문을 바탕으로 보조사의 성격과 기능을 파악하는 문제로, 문제 형태가 낯설어 출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학생이 많았다.

―과학 13번: 빛의 굴절로 인한 신기루 현상에 관한 지문을 바탕으로 미뤄 알 수 있는 내용을 찾는 문제로, 인문계 학생들은 내용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다. 같은 지문의 15번도 다소 어려운 문항이었다.

―기술 26번: 지문의 세부 정보에 대한 추론적 사고를 측정하는 문제로, 답지 ②와 ④, ⑤ 중에서 고민하는 학생이 많았다. 이 문제는 특히 지문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 못지않게 ‘측정’이라는 과학 용어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현대 소설 31번: <보기>를 참고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료 제시형 문항으로, 지문 구성을 간단한 도해로 제시하고 각 답지의 내용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게 했다. 작품의 내용을 <보기>와 대응시킬 수 있어야 하고, 작품의 공간적 배경과 시간적 배경, 인물들의 관계, 구성 방식 등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이 밖에도 현대 사회에서 갖는 연민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한 인문 16번, 현대시 20∼22번, 국제 표준 도량형이 정해지는 과정을 통시적으로 설명한 기술 25번, 조선시대의 한글 편지인 ‘언간’의 국어학적 특징과 가치를 설명한 언어 42번, ‘조세전가’ 현상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설명한 사회 44번, 고전시가와 수필을 묶은 복합지문 47번, 49번 등이 다소 어려운 문항이었다.

쓰기,기출유형 변형 문항 많아

6∼12번에 출제되는 쓰기, 어휘·어법 단독문항은 기출유형보다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거나 문항 구성을 복잡하게 만든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8∼11번이 여기에 해당한다. 11번을 제외하면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풀이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7번에서는 <보기>에 방사형 그래프가 나왔는데, 언어영역에서 방사형 그래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번에서는 조건에 맞게 광고문을 작성한 답지를 고르게 했는데, 표제와 본문에 각기 다른 조건을 준 것이 참신했다.

읽기 중 비문학 영역의 지문은 독해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과 기술, 언어 지문은 문제와 관련해 해석하기 까다로운 내용이 일부 있어서, 문제가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표 2> 비문학 제재의 글 분석
구 분인문사회과학기술생활·언어예 술
6월모의평가현대 사회에서 갖는 연민의 의미와 가치조세전가 현상신기루 현상이 일어나는 조건과 그 종류국제 표준 도량형이 정해지는 과정‘언간’의 국어학적 특징과 가치난간의 미학적 특징과 의미
2008수능태조의 역사 기록 열람 요구에 대한 반대 기록공공 사업에 적용되는 사회적 할인율의 결정 기준하비의 ‘피의 순환 이론’의 성립과 수용 과정촉매 설계 방법개구도(開口度)를 중심으로 한 음절의 특징<체스 판이 있는 정물-오감>의 미학적 특징과 의미

문학 영역에서는 낯선 작품과 낯익은 작품에서 골고루 출제됐다. 현대시 ‘못 위의 잠’과 ‘결빙의 아버지’, 장르 복합 지문인 ‘어떤 사람에게(與某人)’, 그리고 현대 소설 ‘신열(身熱)’은 다소 낯설었지만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장르별로 1문제 정도씩이 약간 까다로웠다. 2008 수능과 달리 희곡은 출제되지 않았으며, 장르 복합 지문에서는 고전 시가와 고전 수필을 엮어 5문항이 출제됐다.


<표 3> 문학 제재의 글 분석
구분현대시고전 시가수필현대 소설고전 소설
6월모의평가백석, 여승나희덕, 못 위의 잠이수익, 결빙의 아버지정약용, 고시(古詩)박인로, 누항사이학규, 어떤 사람에게(與某人)-현길언, 신열작자 미상, 조웅전
2008수능김광균, 와사등김수영, 사령(死靈)권호문, 한거십팔곡(閑居十八曲)-천승세,만선(滿船)최일남, 흐르는 북김만중, 사씨남정기
※음영으로 처리된 부분은 장르 복합 지문.

낯선 작품 중 EBS 교재 수록 작품 많아

낯선 문학 작품 중 국어나 문학 교과서에는 없지만 EBS 방송 교재에는 실려 있는 작품들이 있었다. 하지만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표 4> 6월 모의평가 vs EBS 교재 분석표
6월 모의평가EBS 교재교과서
[20∼23]현대시백석, 여승미수록국어(상)
나희덕, 못 위의 잠<고득점 언어 영역 300제> 250∼253미수록
이수익, 결빙의 아버지미수록미수록
[28∼31]현대 소설현길언, 신열(身熱)<인터넷 소설 문학> 13강미수록
[36∼39]고전 소설작자 미상, 조웅전<10주 완성> 7강미수록
[46∼50]장르 복합정약용, 고시(古詩)<시문학> 12강문학 1종
박인로, 누항사<10주 완성> 4강문학 3종
이학규, 어떤 사람에게
(與某人)
미수록미수록

특이 문항 분석

쓰기 8번이 대표적이다. 이 문제는 ‘조건’을 제시한 후 그에 따라 전개된 세부 내용의 흐름 가운데 적절하지 않은 것을 찾는 문제다.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세부 내용의 전개 과정 가운데 <보기>에서 제시된 조건에 부합하는 것과 부합하지 않는 것을 구분해 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런 문제에서는 우선 <보기>에 제시된 <착상>과 <주제>, <등장인물>, <갈등 구조> 등을 통해 이야기의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야기의 긴밀성을 높이기 위해 각 단계의 연관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구상해야 한다. 이 문제처럼 이야기 전개의 긴밀성에 중점을 둔 경우, ‘조건’의 각 항목이 이야기 전개와 자연스럽게 연관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8. <보기>는 ‘독수리의 마지막 날갯짓’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쓰기 위해 구상한 내용의 일부이다. 이야기의 긴밀성을 고려하여 세부 내용을 설정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착 상> 설산에 사는 독수리들은 단단한 얼음을 부리로 헤집고 먹이를 구해야 한다. 그러다 부리가 다 닳으면 굶어 죽게 된다. 그런데 어떤 독수리는 마지막 힘을 다해 높은 바위 벽을 찾아 나서고 거기에 부리를 부딪쳐 으깨 버린다. 으깨진 자리에 새 부리가 돋으면 다시 생명력을 얻는 것이다.
<주 제> 결단과 도전을 통해 얻은 새로운 삶
<등장인물> 늙은 독수리 A(주인공), B, C, 눈보라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인물들로 설정
<갈등 구조> 상황과 결부된 내적 갈등, 도전 과정에서의 방해
<기본 얼개> 회의와 결단 → 도전과 시련 → 극복과 재생
<유의 사항> 사물을 의인화, 사건 전개의 필연성 부여
<세부 내용>
○ 굶주림으로 생명을 잃어 가는 B와 C를 지켜보며 A가 자신에게 닥칠 운명을 고뇌하게 하자.…………………①
○ 벽에 몸을 던져 새 부리를 얻었다는 어느 조상의 전설을 A가 떠올리게 하자. …………………………………②
○ A가 머뭇거리자 B와 C가 자유의 소중함을 힘주어 말하며 격려하게 하자. ……………………………………③
○ 산에 감추어진 바위 벽을 찾아 헤매다 지친 A에게 ‘눈보라’가 나타나 포기하라고 말하게 하자. ……………④
○ 만신창이가 된 A가 스스로 상처를 돌보며 고통과 굶주림을 견뎌 낸 끝에 새 부리를 얻는 것으로 끝내자. …⑤

쓰기 9번 문항은 기존의 고쳐 쓰기 유형보다 좀 더 분석적으로 구체화하여, 문장의 논리적인 전개 능력과 함께 어휘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지를 평가하는 문제였다. 문제에서의 관건은 ‘습관’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글의 맥락을 고려한 논리적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다. 즉, ㉠에서는 ‘습관’이라는 단어가 적절히 사용되었는가를 파악해야 하고, 앞뒤 문맥을 파악하여 ㉡에 들어갈 적절한 문장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의미의 단어들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앞뒤의 문맥을 통해 어떤 내용이 와야 하는가를 파악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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