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실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언어영역 시험은 전반적으로 2008학년도 수능의 경향을 이어갔다. 비문학과 문학의 문항수나 배점 등도 2008 수능의 틀을 유지하면서 비문학에 더 비중을 두었다. 쓰기를 제외하면 문제 유형도 항상 출제되는 기출 유형 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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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수능보다 약간 어려워
이번 모의평가에서 듣기는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쓰기에서는 기출 유형을 복잡하게 변형시킨 문항이 꽤 있고, 비문학과 현대시에서 정답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항이 섞여 있어 수험생들은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꼈다. 문항 배열에서도 앞부분에 어려운 문항들이 배치돼 있어 점수를 잃는 요소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의 고난도 문항은 다음과 같다.
―쓰기 11번: 예문을 바탕으로 보조사의 성격과 기능을 파악하는 문제로, 문제 형태가 낯설어 출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학생이 많았다.
―과학 13번: 빛의 굴절로 인한 신기루 현상에 관한 지문을 바탕으로 미뤄 알 수 있는 내용을 찾는 문제로, 인문계 학생들은 내용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다. 같은 지문의 15번도 다소 어려운 문항이었다.
―기술 26번: 지문의 세부 정보에 대한 추론적 사고를 측정하는 문제로, 답지 ②와 ④, ⑤ 중에서 고민하는 학생이 많았다. 이 문제는 특히 지문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 못지않게 ‘측정’이라는 과학 용어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현대 소설 31번: <보기>를 참고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료 제시형 문항으로, 지문 구성을 간단한 도해로 제시하고 각 답지의 내용이 적절한지를 판단하게 했다. 작품의 내용을 <보기>와 대응시킬 수 있어야 하고, 작품의 공간적 배경과 시간적 배경, 인물들의 관계, 구성 방식 등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이 밖에도 현대 사회에서 갖는 연민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한 인문 16번, 현대시 20∼22번, 국제 표준 도량형이 정해지는 과정을 통시적으로 설명한 기술 25번, 조선시대의 한글 편지인 ‘언간’의 국어학적 특징과 가치를 설명한 언어 42번, ‘조세전가’ 현상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설명한 사회 44번, 고전시가와 수필을 묶은 복합지문 47번, 49번 등이 다소 어려운 문항이었다.
쓰기,기출유형 변형 문항 많아
6∼12번에 출제되는 쓰기, 어휘·어법 단독문항은 기출유형보다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거나 문항 구성을 복잡하게 만든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8∼11번이 여기에 해당한다. 11번을 제외하면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풀이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7번에서는 <보기>에 방사형 그래프가 나왔는데, 언어영역에서 방사형 그래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번에서는 조건에 맞게 광고문을 작성한 답지를 고르게 했는데, 표제와 본문에 각기 다른 조건을 준 것이 참신했다.
읽기 중 비문학 영역의 지문은 독해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과 기술, 언어 지문은 문제와 관련해 해석하기 까다로운 내용이 일부 있어서, 문제가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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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영역에서는 낯선 작품과 낯익은 작품에서 골고루 출제됐다. 현대시 ‘못 위의 잠’과 ‘결빙의 아버지’, 장르 복합 지문인 ‘어떤 사람에게(與某人)’, 그리고 현대 소설 ‘신열(身熱)’은 다소 낯설었지만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장르별로 1문제 정도씩이 약간 까다로웠다. 2008 수능과 달리 희곡은 출제되지 않았으며, 장르 복합 지문에서는 고전 시가와 고전 수필을 엮어 5문항이 출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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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작품 중 EBS 교재 수록 작품 많아
낯선 문학 작품 중 국어나 문학 교과서에는 없지만 EBS 방송 교재에는 실려 있는 작품들이 있었다. 하지만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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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 문항 분석
쓰기 8번이 대표적이다. 이 문제는 ‘조건’을 제시한 후 그에 따라 전개된 세부 내용의 흐름 가운데 적절하지 않은 것을 찾는 문제다.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세부 내용의 전개 과정 가운데 <보기>에서 제시된 조건에 부합하는 것과 부합하지 않는 것을 구분해 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런 문제에서는 우선 <보기>에 제시된 <착상>과 <주제>, <등장인물>, <갈등 구조> 등을 통해 이야기의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야기의 긴밀성을 높이기 위해 각 단계의 연관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구상해야 한다. 이 문제처럼 이야기 전개의 긴밀성에 중점을 둔 경우, ‘조건’의 각 항목이 이야기 전개와 자연스럽게 연관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8. <보기>는 ‘독수리의 마지막 날갯짓’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쓰기 위해 구상한 내용의 일부이다. 이야기의 긴밀성을 고려하여 세부 내용을 설정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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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