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中, 실사구시로 ‘전략적 동반’ 실현을

  • 입력 2008년 5월 27일 23시 04분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합의했다. 양국이 경제 외교 안보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 테러, 대량살상무기(WMD)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보조를 맞춰나가기로 한 것이다.

수교 16년째를 맞아 한층 심화된 양국 관계에 비춰 자연스러운 진전이다. 회담 후 공동회견에서 후 주석은 “양국이 아름다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에 서 있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창조와 실용의 치(治)’라는 정치철학을 후 주석과 공유하고 있다고 느껴서 관계 격상에 합의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에 공동 노력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두 정상이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면 윈윈할 수 있다. 후 주석을 비롯한 제4세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임기는 2012년 11월까지여서 이 대통령의 재임기간과 거의 겹친다. 중국은 이 기간에 2020년의 ‘전면적 샤오캉 사회(小康社會·중산층 사회)’ 건설을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하고, 한국은 선진화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양국은 상호 의존도가 높아서 관계를 잘 관리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두 정상이 앞으로 더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셔틀 외교’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오늘 원자바오 총리, 자칭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주석,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만난다. 중국 권력서열 1∼4위를 모두 만나는 건 흔치 않은 기회다. 중국 지도부 내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친미(親美) 일변도’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없지 않은 만큼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야 한중 동반자 관계가 대미(對美), 대일(對日)외교의 지렛대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번 방중(訪中)이 향후 원활한 4강 외교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전기가 되어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