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경제 뉴스]‘국민총매력지수’를 아시나요

  • 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8분


국가이미지 계량화시켜 한국은 얼마나 ‘쿨’할까?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7년에 2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경제선진국을 구분하는 표준화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섬으로써 한국이 경제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해도 크게 틀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기서 2007년 1인당 GDP란, 2007년 한국 안에서 새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달러로 환산하고 이를 한국 국민 수로 나눈 것입니다. 40대 이상의 세대에게 익숙한 국민총생산(GNP)은 GDP와 비교하면 ‘국가 안에서’가 아니라 ‘국민’이란 요건이 다를 뿐 거의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영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GNP에는 포함되지만 GDP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들어 GNP와 비슷한 용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민총매력지수라고 불리는 GNC(Gross National Cool)가 그것입니다. 이 용어는 2002년 미국의 유명 외교잡지인 ‘포린 폴리시’ 5·6월 호에서 미국 뉴아메리칸재단 연구원인 더글러스 맥그레이란 사람이 처음 사용했습니다. 한 나라가 얼마나 매력적(cool)인지를 계량화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구체적으로 측정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21세기에는 한 나라의 국력이 GNP 같은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국민의 생활양식, 가치관, 미적 감각, 철학, 이미지 등 문화적 가치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올해 4월 세계 34개국 1만7000여 명을 대상으로 14개 국가의 이미지를 조사한 바 있습니다. 질문은 ‘특정 국가가 세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가’였습니다. 이 조사에서 독일과 일본은 공동 1위를 했습니다. 이미지가 문화의 중요한 요소라면 이 두 나라가 GNC의 관점에서 세계 최고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릴 정도로 1990년대 일본의 경제는 나빴지만 21세기 들어 상황이 크게 반전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동력으로 일본이란 나라가 갖고 있는 문화적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잃어버린 일본의 10년’이 단순히 서구 문화를 모방한 데서 비롯된 결과라면, 최근 반전된 상황은 일본 문화의 독자성과 창의성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알아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미래학자가 전망하듯이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입니다. 문화에서 비롯된 국가의 매력은 국방력, 경제력을 넘어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는 점을 웅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 관광하려고 들른 외국인에게, 또 한국이 수출하는 상품을 통해 어떤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한국, 얼마나 ‘쿨’한가요?

김 경 모 경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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