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특집]올400억달러 수주…해외건설 사상최고 경신 행진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6분


한국 해외건설이 사상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고인 398억 달러어치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 400억 달러 수주가 예상된다. 이는 2007년 이전 사상 최고였던 165억 달러(2006년)의 2.5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현대건설이 1965년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를 따낼 때만 해도 단순 시공에 머물렀던 기술력이 이제는 설계, 자금조달, 개발 등을 아우르고 있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이제 첨단 정보기술(IT)을 건설에 결합하고, 개발과 자원 확보를 묶은 ‘패키지딜(Package Deal)’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 수주액 사상 최고 3년째 경신

2006년부터 한국 건설업계는 해외건설 분야에서 잇단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한국 건설업체들은 2006년 사상 최고인 165억 달러를 수주한 데 이어 2007년 398억 달러어치 공사를 해외에서 따냈다. 지난해 플랜트 분야에서만 사상 최고인 252억 달러 공사를 수주했다.

올해는 1분기(1∼3월)도 지나지 않은 18일 현재 100억5000만 달러를 수주해 최단기간 100억 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수주액은 40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를 다시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7년 매출액은 약 180억 달러. 산업별 한국 수출액에서 철강에 이어 9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흑자 금액은 17억 달러로 지난해 한국 경상수지 흑자 59억 달러의 29%를 차지했다.

○ 고부가가치 공사 급증

경남기업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 타워 공사를 7억2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이는 한국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따낸 부동산투자개발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부동산투자개발 프로젝트는 투자와 공사를 동시에 하므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플랜트 공사도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2006년 카타르 천연가스액화정제(GTL) 시설 공사를 따냈다. 고수익이 보장되는 GTL 분야는 그 동안 선진국 건설업체가 독점해 왔다.

2007년 GS건설의 이집트 ERC수첨분해시설 공사(석유화학플랜트의 한 분야) 수주액은 2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단일 기업의 해외 플랜트 공사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지난 2월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에서 11억4000만 달러의 ‘그린 디젤’ 프로젝트를 따냈다. 올해 들어 수주한 해외 플랜트 공사 가운데 수주액이 가장 크다.

현대건설의 카타르 비료공장 5단계 공사, SK건설의 쿠웨이트 가스분류 설비공사 등 최근 수주한 6억 달러 이상 공사의 대부분이 플랜트 분야다.

초고층 건축은 한국 업체들이 세계 1위를 다투는 분야로 꼽힌다.

삼성건설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짓는 버즈두바이(512m)는 세계 최고 빌딩이다. 이 건물이 완공되면 삼성건설은 세계 1∼3위 초고층을 석권한다.

현재 세계 1, 2위 높이인 타이베이 101빌딩(508m)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452m)는 모두 삼성건설이 지었다.

○ 새 사업, 신시장 개척

건설업계는 자원개발과 사회간접시설 공사를 결합한 ‘패키지딜’ 형태의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체가 해당 국가에 철도, 도로, 항만 등을 건설해 주고 현금 대신 천연자원을 받는 방식이다.

GS건설은 최근 베트남 호찌민 순환도로를 지어주고 10억 달러 규모의 나베 신도시 토지사용권을 얻기로 했다.

경남기업이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열병합발전소를 지어 주고 니켈광산을 확보한 것도 패키지딜형 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U-시티’는 한국의 IT 강국 이미지를 상징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IT에 기반한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통신 환경)와 한국형 신도시를 결합한 개념.

포스코건설이 베트남 북안칸에 조성을 추진 중인 266만 m² 규모 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이 신도시는 한국형 U-시티로 사업 규모가 28억 달러에 이른다. 대우건설이 알제리의 수도 알제 인근에 추진 중인 부이난 신도시도 U-시티 개념이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산유국 등 자원부국을 핵심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30년째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면서 그동안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에서 140억 달러어치의 공사를 따냈다. 대림산업은 사우디와 이란을, SK건설은 쿠웨이트를 전략 국가로 정해 수주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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