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경찬]개혁성패 초기 6개월에 달렸다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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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 달이 조금 지나면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해체되고 청와대와 각 부처로 권한이 넘어간다. 주요 인사들이 각 부처에서 새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한다. 초기에는 움직임이 빨라진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여기저기에서 목소리가 높아진다. 새 시도들이 탄력을 받기 어려워지는 단계다. 그러므로 새 정부의 성공은 초기가 가장 중요하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비추어 볼 때 새 정부가 성공하는 게 시대적 소명이다. 새 정부는 5년을 어떤 일정으로 성과를 거둘 것인지 세심하게 기획해야 한다.

첫째, 변화와 개혁은 초기 6개월 이내에 틀을 잡아야 한다. 인수 단계부터 신속하게 전개해야 한다. 나중에는 현안 중심으로 빠지게 되고 기존의 메커니즘을 넘어서기 힘들다.

둘째, 겸손과 소통이 중요하다. 5년이 긴 것 같지만 짧기도 하다. 교육, 과학기술 등 주요 정책은 장기 과제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는 초기에 자만, 과욕으로 인수 및 시작 단계부터 혼란에 빠져 결국 문제만 더 어려워졌다. 소통도 중요하다. 정책이 성공하려면 신뢰와 공감대를 빠르게 확산시켜야 한다.

셋째, 사람 개혁보다는 시스템 개혁으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중 정부 때 첫 단계부터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삼았다가 결국 교육개혁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후에도 사람을 잘 아우르지 못해 바람직한 정책들이 발목 잡혔다. 모든 정책은 긍정적인 관점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시스템으로 풀어가야 성공 확률이 높다.

넷째, 인수위와 각 부처가 명확히 연결돼야 한다. 인수위의 정책들이 집행 부서로 이관된 뒤 정책 취지와 목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각 부처에는 새 정책의 취지를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 인물들이 배치돼야 한다.

다섯째, 선진화를 이루려면 ‘기능’적 사고를 넘어 ‘정신, 가치’의 단계로 사고의 틀을 격상해야 한다. 그동안 주로 임기 내의 과제 해결이라는 기능적 측면만 강조됐다. 철학이나 장기적인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어떤 정책이라도 정신과 가치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국민이 공유할 때 품격이 있는 나라가 된다.

민경찬 연세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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