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색상에 관한 한 표준적인 참고가 필요하다. 우리의 표준 색 체계는 삼원색인 빨강 파랑 노랑 등 15가지를 바탕으로 한 계통색과 관용색으로 이뤄져 있다. 2005년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혼란했던 표준 관용색을 40년 만에 손질해 국가규격(KS)으로 완성했다. 먼저 일본식 표현과 연상이 어려운 금적 연단 감청색 올드로즈 꼭뚜서니색 등 67가지는 표준 관용색에서 제외됐다. 그 대신 동식물 이름 등에서 따온 루비 사과 키위 자두 토마토 석류 진주 노른자 멜론 병아리 연지 딸기 바나나 수박색처럼 어린이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색과 우리의 전통색인 선홍색과 다홍색등 42개 색이 추가됐다.
인종차별 논란을 빚어 온 살색도 살구색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여전히 외래어 색 표현이 마구 쓰인다. 홈쇼핑 의류 채널만 보더라도 라이트 그레이, 카키, 파스텔, 인디언핑크, 스카이블루, 네이비, 와인 등 온통 외래어 색 표현 일색이다. 이로 인해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에서 벌어지는 혼란상도 심각하다. 기술표준원은 우리말 색 이름의 국가 표준규격(KS)이 생산현장과 교육현장, 실생활 곳곳에서 올바르게 자리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박명식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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