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군요]대학가 주변 재개발 왜 잘 안되나요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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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불안해지는 주민 반대에 대학 측도 반기지 않기 때문이죠

뉴타운 개발 등으로 서울 강북지역에서는 재개발이 한창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주택 매매시장에서 찬밥신세나 다름없던 다가구, 다세대 주택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그런데 강북지역에서 대학가 주변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곳이 많다. 주요 대학이 많아 재개발을 하면 수요가 증가해 집값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개발 수요가 별로 없다. 왜 그럴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학가 주변에는 학생들에게 월세나 임대료를 받아 생활하는 집주인이 많아 재개발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려대 정문 건너편의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제기 5구역 재개발’ 지역은 2003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됐지만 아직까지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계속돼 사업 진척이 더디다.

이곳의 한 주민은 “재개발이 되면 임대 수입이나 상가세로 사는 대학가 주민은 생계가 막막해지니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재개발 구역지정 승인을 받은 대흥 2구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에서부터 서강대 뒤편으로 이어진 대흥동은 전통적으로 대학생들이 자취를 많이 하는 곳이다. 낡은 집이 많아 1998년부터 재개발된다는 말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별 진척이 없다.

대학교 옆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꺼리는 대학 측의 반대도 대학가 주변 재개발을 더디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이화여대 앞 상가 재개발이나 고려대 정문 앞 재개발에 교수들과 학생회가 반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학가 주변의 재개발 사업은 상당한 시간이 걸려 건설사로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애매하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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