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특집]현장에서/걱정스러운 묻지마 펀드 투자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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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시작 20일 만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에 4조 원의 자금이 모였다고 한다.

인사이트 펀드는 투자 대상 지역과 자산을 미리 정해 놓지 않고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을 발견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투자하는 펀드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의 수익률이 대체적으로 높아지니까 인사이트 펀드에 이처럼 전례 없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사이트 펀드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면서 1999년에 나왔던 ‘바이코리아’ 펀드의 실패를 떠올리기도 한다. 당시 바이코리아 펀드에는 출시 보름도 안돼 1조 원이 몰렸다.

그러나 2000년 말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펀드 수익률이 급락해 6개월여 만에 20조 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그래서 ‘Buy-Korea’ 펀드가 아니라 ‘Bye-Korea’ 펀드라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특정 펀드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몰빵 투자’나 ‘뒷북 투자’와 같다고 펀드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인사이트 펀드가 좋다고 하니까 다른 투자처에서 돈을 빼 이 펀드에만 투자를 하거나, 남들이 모두 투자한다고 하니까 뒤늦게 중국 펀드에 가입한다면 손해만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과 홍콩 주가가 급락하자 10월에 중국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국 펀드에 새로 유입된 자금은 10월에만 6조 원에 이른다.

인사이트 펀드는 얼마든지 수익을 많이 내는 좋은 펀드가 될 수 있다. 미래에셋이 좋은 성적을 내고 투자자들의 높은 평가를 받으니까 시기하고 깎아내리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사이트 펀드에 대한 지나친 열기를 걱정하는 것은 어느 펀드도 수익률 마이너스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펀드 수익률이 부진해지고, 수익률이 떨어지면 펀드 환매가 늘어 주가가 더욱 하락하는 악순환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요즘처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더욱 그렇다. 분산투자는 언제나 중요하다.

김선우 경제부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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