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평택 미군기지, 한미동맹의 새 터전으로

  • 입력 2007년 11월 14일 2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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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한미군기지 기공식이 그제 경기 평택시에서 열렸다. 격렬한 기지 이전 반대투쟁이 벌어졌던 대추리에는 ‘아름다운 동맹, 새 시대를 열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연설을 통해 “기공식은 한미동맹에 대한 양국의 희망과 헌신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한미 양국이 협력적 동반자로서 안보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시대의 개막은 21세기 한반도와 주변 정세의 변화에 맞게 주한미군의 기능을 재조정하고, 이를 통해 한미동맹을 심화해 나간다는 양국 공동목표의 소산이다. 앞으로 주한미군은 전통적인 대북(對北) 억지력 유지와 동북아 평화 보장이라는 좀 더 다층적인 역할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한미 양국이 새로운 공통의 가치(價値) 추구를 통해 더욱 끈끈하게 맺어져야 할 이유다. 평택기지를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용쯤으로 오도해서는 안 된다.

평택은 또한 우리의 자주(自主)국방 역량을 시험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반세기 이상 북의 남침을 억지해 온 주한미군의 인계철선(trap-wire·자동개입) 역할이 크게 약화될 것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평택 인근에 오산 미 공군기지, 우리 해군 2함대가 자리 잡은 평택항,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등이 있어서 유사시 미 해공군 증원군의 한반도 전개에 유리하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다.

그러나 최전방의 미군 대부분이 후방으로 물러나는 마당에 의정부의 2사단마저 평택으로 옮기게 되면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 게다가 2012년 4월부터는 우리 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단독 행사하게 되고 한미연합사령부도 해체된다. 이로 인한 안보 불안 요인 해소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의 유지 강화가 필수적이다.

김희상(한국안보문제연구소장) 명지대 교수는 최근 “한국이 하기에 따라서는 전작권 전환 및 한미연합사 해체를 되돌릴 수 있다”는 미 정부 고위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이 정부는 물론 대선 주자들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이완된 한미동맹의 복원이 차기 정부의 가장 중대한 책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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