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특집]주식형 펀드 vs 변액보험 어느쪽이 더 유리할까?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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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을 주식에 투자하는 공통점이 있는 주식형 펀드와 변액보험. 어떤 게 더 유리할까?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느 전문가나 비슷하다.

‘장기(長期) 투자라면 변액보험이 유리하고 중기(中期) 투자라면 펀드가 낫다’는 것.

하지만 장기와 중기를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애매모호하다.

많은 재무설계사(FC)가 10년 정도를 기준선으로 제시해 왔지만

이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된 수치가 아닌 경험에 근거한 추정치였다.

이에 본보는 재무설계 전문업체인 FP넷에 의뢰해 원금 2000만 원을 주식형 펀드와 변액보험에

각각 투자할 때 부대비용을 차감한 원리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두 상품 모두 운용수익률을 연 8%로 가정했다. 또 변액보험 사업비는 원금의 10%,

펀드 운용수수료는 연 2.5%, 변액보험 운용수수료는 연 0.7%라고 봤다.》

○ 6년 이내 투자는 펀드가 유리

이번 분석은 매달 일정금액을 넣는 적립식이 아니라 한 번에 목돈을 불입하는 거치식 투자를 전제로 했다.

적립식으로 할 경우 매달 드는 부대비용을 따로 산정하는 과정에서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재무설계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적립식과 거치식 모두 부대비용 차감에 따른 원리금이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만큼 이번 분석 결과를 적립식 투자 때 참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분석 결과 주식형 펀드는 투자기간이 6년째에 이를 때까지 변액보험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냈다.

투자 첫해에는 각종 부대비용 차감 후 원리금이 2106만 원으로 변액보험에 비해 180만 원 많았다. 이후 원리금 차는 점점 줄어들지만 투자기간이 6년째가 될 때에도 펀드 투자자는 변액보험 투자자에 비해 22만 원가량 더 많은 원리금을 손에 쥐게 된다.

운용수익률은 연 8%로 동일했지만 변액보험은 초기 사업비로 원금의 10%를 공제하기 때문에 초기에 수익을 내기 힘든 것이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매년 펀드 자산 평가액의 2.5%만을 운용수수료로 떼고 다른 공제액이 없기 때문에 6년 정도까지는 부대비용이 변액보험보다 적게 든다.

○ 사업비 수준이 변수

투자기간이 7년으로 접어들면서 변액보험의 원리금은 펀드보다 24만 원가량 많아지게 된다.

이 무렵 원금의 10%였던 변액보험 사업비가 대부분 상각되고 위험보장용 비용을 제외한 보험료 대부분을 투자에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비 수준이 이보다 높으면 사업비 상각 기간은 더 길어져 변액보험 투자로 수익을 내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통 투자기간이 10년 이상은 돼야 변액보험이 펀드보다 많은 수익을 내게 된다는 설명도 이런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번 분석에서 20년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변액보험의 원리금은 7088만 원으로 펀드 원리금(5618만 원)의 1.3배 수준이었다.

펀드는 자산 규모에 따라 운용수수료 규모가 함께 커지는 속성이 있는데, 이번 시뮬레이션에선 이런 점 때문에 투자기간 13년째부터 연간 수수료 규모가 100만 원을 넘어섰다.

○ ‘장점’이 ‘단점’될 수도

변액보험은 가입 후 펀드 유형을 1년에 12번까지 바꿀 수 있는 등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가입자가 시장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게 힘든 현실에서 수시로 채권형과 주식형을 넘나들면 한 유형에 계속 머무는 것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또 이번 분석에선 사업비를 10%로 가정했지만 회사에 따라 사업비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변액보험에 가입하려면 사업비 수준이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게 최선이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에 나와 있는 상품공시 항목에서 예정사업비지수가 낮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정사업비지수는 예정사업비 규모를 생명보험업계의 평균 사업비 규모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인데 이 지수가 낮을수록 사업비 수준이 낮다는 뜻이다.

펀드는 중간에 해약해도 변액보험에 비해 손실 규모가 작다. 10년 가량 장기 투자하는 게 어렵고 초기에 저조한 수익률을 참기 힘든 투자자라면 변액보험보다 펀드를 선택한 뒤 보장성 보험에 추가 가입하는 게 낫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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