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프리미어 ‘돈잔치’는 계속된다

  • 입력 2007년 8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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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는 폐허에서 시작해 세계적 규모의 부를 쌓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의 TV 중계권 수익은 앞으로 3년간 매년 9억 파운드(약 1조6900억 원)에 이른다. 각 팀은 각종 마케팅으로도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지난 시즌 총 2억 파운드(약 3760억 원)를 벌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전체 수익보다 많은 액수다.

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1980년대에 극심한 침체를 겪은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당시 프리미어리그는 사망 사고가 빈번했고 훌리건과 부랑자가 어슬렁거렸다.

프리미어리그는 1991년 창설됐다. 당시 난립했던 프로 팀 92개 중 상위 20개 팀이 독자적인 리그를 만들었다.

정부는 당시 클럽들에게 안전에 초점을 맞춘 새 경기장을 짓도록 독려했다. 새 경기장의 건설은 관중 증가로 이어졌고 티켓 가격은 오르기 시작했다.

이때 루퍼트 머독의 스카이TV는 유료 TV 채널을 만들었다. 러시아와 미국, 태국, 홍콩의 억만장자들이 투자하기 전에 스카이TV는 5년간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대가로 1억9100만 파운드(약 3590억 원)를 지불했다.

머독은 축구를 독점해 400만 명의 유료 시청자를 확보했다. 이제 축구와 유료 TV는 ‘동의어’가 됐다. 스카이TV는 1997년 2차 계약을 하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 6억7000만 파운드(약 1조2585억 원)를 줬다. 2004년까지 스카이TV는 10억 파운드(약 1조8785억 원) 이상을 지불했다.

그때가 중계권료의 최고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머독은 TV 중계를 아시아와 미국으로 확대했고 세계적인 기업들도 홍보를 위해 달려들었다. 결국 올 시즌 중계권료는 과거의 기록을 또 넘어섰다.

프리미어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3년간 TV 중계권료로만 27억2500만 파운드(약 5조1185억 원)를 벌게 됐다. 이는 전 세계 208개 국가 중계권료 6억2500만 파운드(약 1조1739억 원)를 포함한 것이다. 머독은 엄청난 돈을 지불하면서도 큰 수익을 내고 있다. 머독의 뉴스그룹은 방송 영역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중국은 떠오르는 다음 타깃이다.

16년 전의 악몽을 떠나 이제 프리미어리그는 엄청난 부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미국 플로리다의 글레이저가(家)가 2년 전 인수한 맨유는 다른 구단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러시아의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첼시도 맨유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7만6212석으로 정원을 늘린 홈구장 올드트래포드는 한 경기에 200만 파운드(약 38억 원)를 번다. 미국 보험회사 AIG는 맨유 유니폼에 로고를 넣는 조건으로 4년간 5660만 파운드(약 1060억 원)를 지불한다. 나이키는 2015년까지 3억290만 파운드(약 5690억 원)를 투자한다. 아우디, 버드와이저, 베트프레드, 센추리라디오 등도 맨유의 스폰서다. 맨유는 1958년 독일 뮌헨 비행기 사고로 선수들이 다수 숨지고 팀이 완전히 망가진 이후부터 특별한 팀이다. 그야말로 폐허 속에서 부활해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창출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상위 팀들은 TV 중계권료로 각각 5000만 파운드(약 940억 원), 하위팀은 각각 3000만 파운드(약 565억 원)를 번다.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한 하부 리그 72개 팀은 전체가 3300만 파운드(약 620억 원)의 중계권료를 받는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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