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떠나는 부동산 여행]종암 재개발 단지

  • 입력 2007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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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아리 텍사스촌’ 이미지는 떨쳐버린 지 오래됐습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OK부동산컨설팅의 심순례 사장은 종암 재개발구역을 설명하면서 집창촌인 ‘미아리 텍사스’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 일대는 근처 하월곡동에 있는 집창촌이 오랫동안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이 하월곡동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집창촌은 급속히 쇠퇴했다. 지금은 과거 집창촌의 30% 정도만 남아 있으며 이마저도 곧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종암동 재개발구역은 지난달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4구역에서 래미안2차 아파트(25∼43평형, 1161채)를 성공적으로 분양한 데 이어 내년에는 5구역에서 래미안3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J&K 부동산 투자연구소’의 권순형(사진) 소장과 함께 종암동 재개발 현장을 다녀왔다.》

○ 4구역 성공 분양… 대단지 이점 노릴 만

중장비의 굉음이 고막을 울리는 4구역 현장은 외곽의 일부 단독주택 몇 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노후주택이 철거된 상태였다.

단지 뒤편으로 개운산이 걸어서 10분 거리여서 서울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현장 바로 옆 2구역에는 2003년에 입주가 끝난 삼성 래미안1차 아파트 1168채가 조그마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4구역 북쪽으로는 현대 아이파크 1차 513채가 이미 자리 잡고 있다.

권 소장은 “5구역 래미안3차까지 공급되면 이 근방에 3000여 채에 이르는 삼성 래미안 타운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부근의 아이파크 등과 함께 대단지를 이루면 환금성(換金性)이 좋아져 집을 사고팔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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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은 그리 좋지 않은 편.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4호선 길음역과 6호선 고려대역이 모두 걸어서 10분 넘게 걸려 ‘역세권’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아직까지는 단지와 바로 연결되는 마을버스 노선도 없다.

단 내부순환도로 진입로인 길음IC가 차로 5∼10분 거리에 있어서 서울 강남지역으로 가기가 쉽고 중간에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면 일산, 판교로 가기도 편하다.



○ 내년 분양 5구역 분양가상한제가 관건

종암 재개발 5구역의 투자전망은 올해 9월부터 실시될 예정인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을 받을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재개발 아파트는 8월 말까지 사업시행인가 신청, 11월 말까지 관리처분 신청을 마쳐야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분양을 마친 4구역(래미안2차)은 상관 없지만 5구역은 조합설립인가만 받고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권 소장은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총회를 열어 관리처분 신청을 하기까지 보통 1년여의 시간이 걸린다”며 “5구역이 올 5∼6월에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한다고 볼 때 연내에 관리처분 신청을 하기는 빠듯해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5구역이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는다면 조합원들의 추가부담이 많아져 사업 속도가 늦어질 수도 있다.

내년에 분양될 5구역 아파트의 분양권을 받기 위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의 ‘쪼갠 지분’을 사려 한다면 반드시 해당 지분의 등기부등본을 떼 구분등기 일자를 확인해야 한다.

서울시는 단독 또는 다가구주택 소유자가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조례 시행일(2003년 12월 30일) 이후에 지분을 분할하면 한 개의 분양권만 인정하기 때문이다. 즉 2004년 이후 쪼갠 지분을 사면 분양권을 못 받는다는 것이다.

2003년 12월 30일 전에 쪼갠 지분을 샀더라도 다 같은 평형을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분의 감정평가액에 따라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의 크기가 달라진다.

권 소장은 “5구역은 조합원이 505명, 건설 예정 아파트가 1025채로 아직까지 지분 분할이 덜 돼 현재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30평형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면에선 4구역의 래미안2차 분양가가 평당 1000만∼1100만 원으로 주변의 래미안1차(평당 1300만∼1400만 원)나 현대아이파크1차(평당 1500만 원)보다 평당 200만∼400만 원 싸다.

특히 래미안 2차는 20∼30평형의 중소형대가 많기 때문에 여윳돈이 부족한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종암동 재개발구역 입주(예정) 아파트 단지
건설사물량(채)평형입주(예정)일
SK건설23824∼311995년 10월
178313∼431998년 9월
삼성건설 116823∼392003년 6월
현대산업개발 51321∼422004년 4월
78223∼412005년 9월
삼성건설 116125∼432009년 하반기
102513∼432010년 상반기
자료: 부동산114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1·11부동산대책’ 후 한 달…강남 재건축 저무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했던가. ‘1·11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이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해 온 서울 강남권의 ‘블루칩’ 아파트가 된서리를 맞고 있어 가격이 어느 선까지 떨어질지 관심이다. 하지만 서민들이 많이 사는 서울 강북권 집값은 상승률만 둔화됐을 뿐 아직까지 1·11 대책 이전 수준에 머물러 이대로 시세가 굳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남 ‘급전직하’… 쏟아지는 급매물

11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11 대책 이후 한 달간 서울 아파트 값은 평균 0.18% 오르는 데 그쳤다. 직전 한 달간 0.9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오르지 않은 셈이다.

지역별로는 송파구(―0.31%) 강남구(―0.22%) 강동구(―0.19%) 서초구(―0.07%) 등 ‘강남 빅4’ 지역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범(汎)강남권으로 분류되는 경기 과천시(―0.6%)도 집값이 많이 빠졌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만 놓고 보면 집값 하락세는 더 가파르다. 송파구(―1.6%) 강동구(―0.92%) 강남구(―0.84%) 서초구(―0.15%) 순으로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가 많이 내렸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36평형은 16억 원에 나오던 매물이 최근 14억1000만∼14억2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인근 종각부동산 관계자는 “사겠다는 문의는 완전히 끊겼는데 매물은 40개 정도 쌓여 있다”며 “집을 팔아 달라는 사람이 많아 값이 더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도 마찬가지. 개포동 베스트공인 측은 “지난주에도 2000만 원가량 값이 내렸다”며 “시세보다 5000만 원 싸게 내놓은 급매물도 있지만 거래가 안 된다”고 전했다.

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 아파트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공인 한익동 사장은 “쌍용1·2차나 우성아파트의 경우 매수 문의는 끊겼지만 매물도 별로 없어 값이 떨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직접적인 이유는 정부의 대출규제 때문이지만 △광역학군제 추진 △내신비중 상향 조정 등 입시환경이 바뀐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학군 수요’로 집값이 뛴 양천구 목동 아파트 값도 최근 1억 원 이상 떨어졌다.



○강북 ‘요지부동’… 변함없는 실수요

서울 강북지역은 아직까지 실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집값이 떨어진 곳을 찾기가 어렵다. 도봉구 성북구 노원구 등 대부분 지역에서 최근 한 달 동안 0.5∼1% 상승률을 보였다.

노원구 중계동 부동산테크공인 관계자는 “경남아너스빌 33평형이 3억5000만∼3억7000만 원 선인데 작년에 오른 값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설 이후 이사철이 시작되면 오히려 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수자는 값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지만 매도자는 현재 호가(呼價)를 요구해 거래가 잘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도봉구 방학동 우성공인 이종선 사장은 “급매물은 전혀 없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가끔 이뤄진다”며 “일부 집주인은 값을 더 올려 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북권 집값이 요지부동인 까닭은 무엇보다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뉴타운’ 등 개발 압력이 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팽배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작년보다는 덜하지만 전세 수요가 여전히 많은 데다 집주인들도 대부분 실수요자라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도 일단 버텨 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설명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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