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당혹

  • 입력 2007년 2월 6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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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집단탈당 사태가 발생한 열린우리당은 마치 태풍이 휩쓸고 간 것과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난해 10·26 재보선 참패 직후 3개월 넘게 예고됐던 일이었지만 재적 의원의 20%에 이르는 23명의 의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충격파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6일 오전 집단탈당이 결행되자 당 지도부는 국회 본회의 산회 직후 긴급 회의를 소집, 전대 상황 점검 등 탈당에 따른 대책을 논의키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탈당파 의원들을 만류한 당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날 "헤어지긴 쉬워도 다시 만나기는 어렵다"며 "이렇게 분열하는 게 국민에게 도리가 아니다.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장 원내대표는 향후 재결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비난한들 마음이 돌아오겠느냐"며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삼갔다.

우상호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대통합신당에 대한 당내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속도와 방법에 대한 이견 때문에 탈당하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이 임기를 마치자마자 탈당한 것은 국민에게 적절치 못하다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탈당한 분들의 고민과 충정은 이해하지만 이분들이 포기한 것은 기득권이 아니라 당적일 뿐"이라며 "열린우리당은 어떤 어려움과 난관에도 불구하고 2·14 전당대회를 통한 대통합신당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장한 표정으로 공식 논평을 발표한 우 대변인은 "탈당파 기자회견을 보다가 목이 잠겼다"며 자신이 받은 충격을 표현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 의장 측은 이날 탈당한 의원 가운데 전병헌 김낙순 의원 등 측근그룹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포함된 데 대해 "탈당은 개인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다. 정 전 의장은 계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탈당을 말렸다"면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정 전 의장은 "전대를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고민과 충정은 이해한다. 결국 탈당이란 강물은 대통합의 바다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측근이 전했다.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이광재 의원은 이번 탈당을 주도한 일부 의원들의 '정치적 목적'을 거론하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이 의원은 "(탈당 의원 가운데) 순수한 마음으로 나간 사람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섞여 있다"며 "처음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야망을 가진 사람에게 희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나중에는 열린우리당이 대통합신당의 주요 세력이 되고 나머지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 나간 사람들이 주요 파트너가 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내 일각에선 2·14 전당대회가 예정대로 열릴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재적 대의원의 과반수를 채울 수 있겠느냐는 것.

이에 대해 이기우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탈당파 의원들이 전대를 무산시키려고 탈당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전대를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탈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대의원들도 전대는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의 핵심측근은 "전대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겠지만 탈당파 의원들의 지역구를 사고 당부로 지정하면 별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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