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3년 뒤가 보이지 않는다”

  • 입력 2007년 1월 24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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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제품 생산업체인 A社는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이 심해지자 타개책으로 고급 신제품 생산을 위해 대규모 신규 설비투자를 계획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시작도 하기 전에 무산되고 말았다. 해당 종의 상위 3사 내수시장 점유율이 75%(1개사 50%)를 넘을 수 없다는 독과점 규제의 벽에 부딪힌 것이다.

A社 관계자는 “외국 기업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제품차별화가 시급하다”며 “적기투자를 못하면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시장까지 잃을 수 있는 만큼 당국에서 보다 전향적이고 탄력적으로 독과점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상당수 기업이 신규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음에도 여러 가지 애로 때문에 ‘3년 뒤 미래 수익원’도 아직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국내 기업 350개사를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신규사업 추진현황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향후 3년 이후의 미래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3.5%에 달했다. ‘확보하고 있다’는 응답은 46.5%였다.

또한 대다수 기업(86.4%)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신규사업이 절실하다고 말했지만 응답기업의 57.0%만이 올해 신규사업 추진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43.0%는 ‘올해 신규사업 추진계획이 없다‘고 해 기업의 미래성장동력 창출전망을 어둡게 했다.

신규사업 추진이 부진한 이유는 신규사업 발굴의 어려움(40.2%), 투자자금 조달 애로(22.0%), 진입장벽 등 각종규제(16.3%), 기술력 등 내부역량 부족(12.7%), 회사의 모험기피 성향(6.0%) 순으로 응답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게임업체인 B社의 경우 신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전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하려 했으나 투자자들의 호응이 낮아 포기했다. 레저업종의 C社도 음식점 프랜차이즈 설비업종에 진출하려 했으나 담보부족 때문에 투자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조사대상 기업들의 경우 사업성은 있으나 위험이 수반되는 경우 신규사업을 추진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리스크가 크더라도 추진한다’는 응답은 18.5%에 그친 반면 ‘리스크가 작아야 추진한다’는 응답(62.2%)과 ’리스크가 있으면 포기한다‘는 응답(19.3%) 등 모험투자를 기피하는 성향(81.5%)이 두드러졌다.

응답기업들은 신규사업 촉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자율성 강화(31.5%) △신규사업에 대한 시장형성 촉진(28.3%) △투자자금 조달지원(28.0%) △기술개발 지원(12.2%) 등을 꼽았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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