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진홍]‘뉴 라이트’ 정치운동 아니다

  • 입력 2004년 12월 17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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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라이트 운동이 등장하면서 이 운동에 대한 반응과 평가가 다양하다. 어떤 분은 이 운동이 ‘찻잔 속의 태풍’이라 하는가 하면 또 어떤 분은 ‘태풍의 눈’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양극단의 평가가 있는 만큼이나 오해도 적지 않은 듯하다. 먼저 이 운동에 대한 그릇된 이해들부터 살펴보자.

▼정권교체 지향은 오해▼

첫째는 정치운동으로 인식하는 오해다. 넓은 의미에서야 인간사에 정치행위 아닌 것이 별로 있겠느냐만 적어도 정당정치를 중심으로 하는 현실정치와는 다른 차원의 국민운동이다. 둘째는 반노(反盧) 내지 반정권운동이라는 오해다.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지금 여권이 추진하는 개혁 작업에 대해 사안별로 지지하는 바가 많다. 셋째로 한나라당 쪽에 줄을 서서 정권교체를 꿈꾸는 운동이라는 오해다. 이야말로 오해 중의 오해다. 이 운동이 태동한 계기 자체가 한나라당의 지지부진한 자기혁신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한나라당이 바람직한 개혁보수 세력의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이 운동은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넷째로 중도통합운동이라는 오해다.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 중에서 우리 운동을 이렇게 자리매김하는 분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뉴라이트 운동은 글자 그대로 보수운동이다. 단, 보수는 보수로되 수구보수가 아닌 개혁보수 내지 중도보수다.

지난여름 노무현 대통령께서 연세대 강연 중에 보수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 기억난다. 절대로 바뀌지 말자는 것이 보수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 같다. 적어도 그간의 보수에 대해서라면 올바른 지적이다. 이 땅에 진정한 보수가 있었던가? 자칭 타칭 보수라는 분들이 반공, 친미, 경제성장 기득권 누리기 등에 안주해 변화를 거부하던 보수가 아니었던가? 그런 까닭으로 젊은이들로부터 수구·꼴통보수란 비난을 받았던 것이 아닌가? 노 대통령께서 지적한 보수는 바로 이런 보수를 통칭해 이른 말이라 여겨진다.

▼중도통합 아닌 개혁보수▼

그렇다면 뉴라이트는 어떤 보수인가? 도덕성과 투명성, 나눔 정신과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개혁정신을 생활화하자는 보수다. 개혁의 깃발을 분명히 세우되 국가 경쟁력을 최고로 높여나가 선진한국을 건설하자는 운동이다. 지난 반세기 우리는 최빈국의 자리에서 떨치고 일어나 세계에서도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자랑스러운 업적을 쌓았다. 이제 남은 일은 무엇일까?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함께 손잡고 자유화를 거쳐 선진화를 이뤄내는 일이다. 그래서 강력한 통일한국 시대를 열어 나가는 일이다.

나도 1970년대에 민주화 운동의 말석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우리가 당연히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근년에 이르러 이런 믿음이 흔들린다. 이러다간 선진국은커녕 지금의 자리도 지켜 나가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런 불안감을 품은 이웃들이 연대해 뉴라이트 운동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뉴라이트 운동은 어떤 운동인가? 첫째는 가치관 운동이다. 민주주의 자체가 가치관의 문제이듯 이 운동은 국민들 마음속에 올곧은 가치관을 심어나가자는 국민운동이다. 민주주의에도 자유민주주의가 있고 민중민주주의가 있는가 하면 북녘의 인민민주주의도 있다. 우리 운동은 확실하게 자유민주주의를 하자는 운동이다. 둘째는 문화운동이다. 문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백성들의 사고방식, 가치관, 정신세계 그리고 시대정신 일체를 포함한다. 그래서 뉴라이트는 정신운동이자 문화운동이다. 셋째는 애국운동이다. 도산선생이나 백범선생이 독립운동 하던 때의 마음가짐으로 겨레 살리기에 나서자는 운동이다. 넷째는 복지사회를 위한 나눔운동이요, 더불어 살자는 공동체운동이요, 올곧게 살자는 윤리운동이다.

그래서 나누며, 섬기며, 바르게 사는 삶을 온 겨레가 실천하자는 운동이 뉴라이트 운동이다.

김진홍 구리두레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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