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대한전선 설원량 회장

  • 입력 2004년 3월 1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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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별세한 대한전선 설원량(薛元亮) 회장은 전선,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등 국가 기간산업을 육성하는 데 한 평생을 바친 기업인이다.

고인은 1950년대 대표적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산업그룹의 창업주 고(故) 설경동 전 회장의 3남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텍사스주립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64년 대한전선에 입사했다.

설 회장은 72년 대한전선 사장에 취임하며 경영일선에 나선 이후 활발한 경영활동으로 대한전선그룹을 삼양금속, 대한벌크터미널, 옵토매직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육성했다.

특히 주력회사인 대한전선은 1955년 창립 이후 각종 케이블의 국산화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국내 전선산업 분야에서 맏형 역할을 해왔다.

고인은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차원에서 주요 사업인 알루미늄 부문을 캐나다 업체에 넘겨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관심과 안목을 키워 무주리조트를 인수하고 쌍방울의 최대주주로 부상하는 등 인상 깊은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최근 법정관리 중인 진로의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고인은 ‘투자는 하지만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투자 철학을 지켜 업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평소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던 설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가족은 물론 지인들은 몹시 애통해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들은 “대한전선그룹이 제2의 도약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갑자기 별세해 너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고인은 업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과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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