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donga.com]피부 건조할땐 아토피 염증 악화

  • 입력 2004년 3월 14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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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센터 소아과 이상일 교수가 석보경양에게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동주기자 zoo@donga.com
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센터 소아과 이상일 교수가 석보경양에게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동주기자 zoo@donga.com
《3년 전부터 목 부위에 아토피 피부염 증세가 나타난 석보경양(15·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은 급기야 지난해엔 등과 손발 접히는 부위까지 번졌다. 가려움 때문에 밤엔 잠도 제대로 못 잤고 아침엔 밤새 긁었던 부위에 피가 나고 짓물렀다. 그는 2월 27일, 3월 5일에 삼성서울병원 별관 4층 알레르기센터 소아과 이상일 교수를 찾았다. 이 교수는 어린이 청소년 알레르기질환의 권위자로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알레르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소아알레르기호흡기면역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2월 27일, 알레르기 검사와 처방=이 교수는 먼저 석양에게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지를 검사했다. 이는 흔히 아토피와 같이 생기는 알레르기 질환들이다. 다행히 아토피 외엔 특별한 질환이 없었다. 석양의 피부를 자세히 보니 목과 손목 부위, 손과 발 접히는 부위의 피부가 거칠고 두꺼웠으며 전반적으로 피부가 건조해 보였다. 아토피 피부염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제 딸은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이불에 밀가루처럼 하얀 피부 부스러기가 떨어질 때가 많아요.”(석양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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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건조해서 그래요. 이 때문에 가려움이 더욱 심해 아이가 고생을 많이 해요. 아토피는 면역세포에 이상이 생겨 피부 염증이 생긴 것이지요. 아토피의 원인은 모르지만 아토피를 일으키는 유발인자는 많이 알려져 있답니다.”(이 교수)

이날 석양은 아토피 유발 인자를 찾기 위해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를 받았다. 또 피해야 될 음식과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한 방법 등을 상담받았다.

피부 반응 검사는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30여 가지 물질을 바늘을 이용 등 부위에 살짝 찔러 넣은 뒤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반응을 보고 원인을 찾는 것이다.

“우선 2개월 정도 계란 우유가 든 식품은 피하도록 하세요. 튀김 어묵 라면 우동 소시지 김밥 케이크 과자류 등도 전부 계란 성분이 들어간 것이므로 피하고 집안에 침대도 가능하면 치우세요.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이 될 수 있어요.”(이 교수)

▽3월 5일, ‘반드시 낫는다는 확신을 가져라’=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석양은 이 교수가 알려준 대로 철저히 따랐다. 아침 저녁으로 아토피가 있는 피부에 스테로이드제가 포함된 로션을 발랐다.

또 저녁 땐 매일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몸의 청결을 유지했고 몸에 올리브 오일을 발라 피부 건조를 막았다.

면역억제제 연고는 아침 저녁에 아토피가 심한 부위에만 발랐다. 자기 전엔 가려움을 줄이는 항히스타민제도 복용했다. 정전기를 일으키는 섬유나 합성섬유 대신 면 소재의 옷을 입고 몸에 꽉 끼는 옷도 피했다.

“아이가 예전에 비해 잠을 잘 자요. 등의 피부도 좋아진 것 같습니다.”(석양 아버지)

“다행이군요. 아토피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히 좋아지는 병이지만 지금 정도의 치료를 꾸준히 하는 끈기가 필요해요. 매스컴 등에서 약으로 완치시킬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지금과 같은 치료를 중단하지 마세요. 계속 좋아지면 매일 바르던 연고나 로션도 이틀에 한번씩 바르다가 점차 끊으세요.”(이 교수)

첫날 실시한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 결과 집먼지진드기에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는 방법은 옛날 한옥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침대 대신 돌침대를 사용하거나 매트리스에 진드기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특수 커버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또 진공청소기와 물걸레로 집안 곳곳을 자주 청소해 줘야 합니다. 집안에 애완동물이나 카펫, 그리고 털이 있는 오래된 인형도 집먼지진드기의 온상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아요.”(이 교수)

한편 이 교수는 환절기에 생길 수 있는 감기가 아토피를 악화시키므로 평소 구강청정제로 입안을 자주 청소해주고 손 씻는 등 위생습관을 들일 것을 당부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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