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카드 꺼낸 趙대표…“盧 총선-재신임 연계땐 발의 추진”

  • 입력 2004년 1월 8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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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대표(오른쪽)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가졌다.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총선과 연계할 경우 탄핵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조순형 대표(오른쪽)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가졌다. 조 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총선과 연계할 경우 탄핵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분명히 세웠다. 이와 함께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통한 ‘인적쇄신’으로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대표는 특히 이날 회견문에서 “노 대통령이 위헌적인 재신임 국민투표를 4·15 총선과 연계하려는 불온한 음모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재신임 국민투표와 총선을 연계하는 것이 헌법과 법률을 이중 삼중으로 유린하는 처사라는 논리에서다.

조 대표가 이날 탄핵 발의까지 언급하며 강공에 나선 것은 노 대통령이 재신임 카드로 총선을 열린우리당 대 한나라당의 ‘양강(兩强) 구도’로 끌고 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김경재(金景梓) 상임중앙위원은 “재신임과 총선의 연계는 ‘민주당 죽이기’를 겨냥한 것인 만큼 정면 승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 ‘물갈이’ 논란에 대해 조 대표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안 되지만 국민의 열망을 받아들여 기득권을 과감하게 버리고 인적쇄신에 나서기로 했다”며 “당헌 당규가 정하고 있는 총선 후보자 경선 방식을 가장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함으로써 인적쇄신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선 조 대표가 호남 중진을 포함한 비주류측과의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조 대표가 정치개혁과 인적쇄신을 통해 한나라당 및 우리당과의 본격적인 개혁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이날 “정당이 기업의 정치자금을 일절 받을 수 없도록 입법을 추진하는 데 앞장설 것이며,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가 제안한 정치개혁안도 전폭적으로 수용하겠다”고 과감한 정치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는 “민주당이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의를 하면 협조할 것”이라고 거들고 나선 반면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가정을 전제로 탄핵 운운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 신년 기자회견 요지
정치개혁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통한 인적쇄신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정치개혁안 전폭 수용정당이 기업 정치자금 받을 수 없도록 입법 추진
노무현 대통령 비판재신임 국민투표를 총선과 연계할 경우 탄핵 발의
민생 대책청년실업과 신용불량자 대책 마련 위한 여야정 경제정책협의회 가동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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