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고리'가 끊겼다…투자위축으로 '선순환' 작동안돼

입력 2003-11-28 18:33수정 2009-09-28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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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호조를 보이는 반면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內需)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살아나지를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내수 경기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내수 양극화 갈수록 심화=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수출경기 호조에 힘입어 생산은 지난해 10월에 비해 7.4%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2로 전달에 비해 1.0포인트 나아졌다.

10월 중 수출용 출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7.8% 증가해 올 6월부터 5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내수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 감소해 올 3월 이후 8개월째 내리막이다.

백화점 판매는 작년 10월보다 15% 줄어 98년 9월의 20.8%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형 할인점은 강력한 할인행사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도 3.8% 줄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설비투자는 3월(0.1%)과 6월(2.7%)을 제외하고는 매달 감소세다.

설비투자없이 공장을 돌리다보니 수출업종 위주로 공장가동률은 상당히 올라갔다. 10월 중 공장가동률은 9월에 비해 2.3%포인트 높은 81.1%로 1997년 4월(81.5%) 이후 6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수출과 내수의 연결고리 끊어져=홍순영(洪淳英)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수출호조가 이처럼 장기간 내수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며 “수출과 내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출호조→투자증가→고용환경 개선→소득증가→소비활성화→내수경기 호조’라는 일반적인 선(善)순환 구조가 최근 한국경제에서는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수출과 내수가 따로 노는 가장 큰 원인으로 우선 기업들의 투자 심리위축이 꼽히고 있다. 불안정한 정치국면 등 경제 안팎의 상황이 마음 놓고 투자할 여건이 못 된다는 것. 이와 함께 가계대출 및 신용불량자 증가도 내수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투자와 소비증가 없이 수출만 좋으면 고용이 늘지 않고 결국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계속 갉아먹는 심각한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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