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마지막 1분 “어…졌다”…한국, 일본에 0-1로 패배

  • 입력 2003년 4월 16일 2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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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제왕의 슈팅 한국의 안정환(왼쪽)이 일본의 수비수 모리오카를 앞에 두고 슈팅을 날리려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반지제왕의 슈팅 한국의 안정환(왼쪽)이 일본의 수비수 모리오카를 앞에 두고 슈팅을 날리려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슈팅 수 14-5로 우세. 그러나 마지막 순간의 방심이 패배를 불렀다.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일본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2000년 12월(도쿄)에 이어 2년3개월여 만에 열린 양국 대결에서 한국은 경기종료 직전 일본의 교체멤버 나가이 유이치로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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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에 패한 것은 98년 3월 다이너스티컵 대회에서 1-2로 진 이후 5년 만이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과의 통산 전적에서 37승17무11패를 기록했다. 올해 초 지휘봉을 잡은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은 지난달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데 이어 1무1패. 반면 일본의 지코 감독은 2무1패 끝에 첫 승리를 기록했다.

한국은 너무나 어이없게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47분 나가이가 산토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을 돌파하는 순간 조병국이 걷어낸 볼이 나가이의 발을 맞고 골망을 흔든 것.

한국은 전반 23분 이천수가 페널티에어리어 정중앙에서 날린 슛이 일본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온 게 두고두고 아까웠다. 전반 28분엔 일본 선수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안정환이 30m 거리에서 그대로 슈팅했으나 일본 왼쪽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전반 중반까지는 일본의 페이스. 오가사와라와 산토스가 양쪽에서 찔러주는 패스에 한국 수비진은 번번이 뚫리며 허둥댔다. 일본은 전반 15분 오가사와라의 로빙슛이 한국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가 한국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국 공격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이천수와 최태욱이 스피드로 일본 수비망을 흔들면서부터. 한국은 안정환의 대포알 슛으로 주도권을 잡았고 이동국 대신 최성국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공격으로 후반 중반까지 일본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고 이후 주도권은 일본으로 넘어갔다.

이날 지적된 한국의 패인은 골 결정력 부재. 14차례나 슈팅을 날리고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 후반 투입된 수비수들은 쿠엘류 감독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일본의 순간적인 역습에 뚫리는 등 여러 차례 허점을 드러냈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한-일 감독의 말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 감독=오늘 경기는 실망스러웠다. 선수들이 한일전이라는 중압감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콜롬비아전과 마찬가지로 오늘 경기에서도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는데 축구에서 골을 넣는 마무리 작업은 가장 힘든 과정이다. 앞으로 좀더 시간을 갖고 연습을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하겠다.

▽지코 일본 감독=양팀 모두 공격적이었고 서로의 장점을 발휘한 좋은 경기였다. 우리가 졌어도 할 말은 없는 경기다. 선수들에게 홈이든 어웨이든 정신적으로 지지 않는 경기를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줘 만족한다. 한국의 이천수에게 계속 뚫린 뒤 선수들의 중심을 다시 잡아줘 수비를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이 승인이다.

▼“한국축구에 맞는 색깔 찾아야”…전문가들이 본 한일전

“움베르토 쿠엘류 축구의 색깔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지 않겠는가.”

이는 한일전을 지켜본 축구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전반에 수많은 득점 찬스를 놓친 게 패배로 이어졌다. 후반 들어 급격히 떨어진 체력과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제 역할을 못 해준 게 패인”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 역시 “전반에는 쿠엘류 감독이 추구하는 ‘4-2-3-1 포메이션’의 틀이 잡혔다. 그러나 후반에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허정무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후반에 체력 저하로 압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허점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쿠엘류 감독이 추구하는 ‘4-2-3-1 포메이션’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강력한 체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며 교체멤버들의 전술 이해도도 높여야 하는데 훈련기간이 불과 이틀밖에 되지 않아 시간이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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