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열의 '굿샷경영']골프의 룰 경영의 道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7시 47분


룰을 잘 지키는 경영자는 성공한다. 골프에서 속임수를 쓰는 사람은 사업에서도 속임수를 쓴다는 속어가 있다. 하지만 정직과 신용을 밑천으로 하는 기업이 성공한다.

정부가 분식회계를 뿌리뽑기 위해 회계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칼날을 들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무언가 제자리를 잡아가는 전초가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다.

정직은 회계의 투명성이다. 이는 곧 제도나 룰을 지키는 일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나 룰을 만들어 놓아도 이를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골프에서도 룰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골프 룰에는 골프협회가 모든 경기에 공평하게 적용하는 글로벌 룰과 각 지역 특성과 코스에 따라 예외로 적용되는 규정을 만들어 놓은 로컬 룰이 있다. 그런데 한국 골프장에는 ‘정서 룰’이라는, 외국에는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문제는 정서 룰이다. 선수와 캐디의 합작품이다. 이것이 스코어 기록을 좌우한다. 골프경기에서 선수는 최고경영자(CEO)겸 전문경영인이고 캐디는 경영참모이다. 스코어기록카드는 경영실적이다.

전문경영인이 자기의 경영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벌이고 허수를 부풀려 실적을 조작하면 그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 투명성이 요구되는 경영에서 실적조작은 바로 도덕성의 결여이다. 도덕성의 결여는 시장 퇴출로 이어진다.

스코어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과는 골프를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한국 사회가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권력주변을 맴도는 사람들과 기업인들간에 얽힌 골프 비화를 많이 들어 왔다. 골프를 통한 은밀한 뒷거래, 과도한 내기골프가 기업의 투명성을 멍들게 하고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드리는 것이다.

골프정신과 규칙을 제대로 지키는 마음가짐을 지닌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 정서 룰에 치우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스코어에 얽매이지 말고 캐디의 조언을 잘 들으면서 페어플레이에 임하는 경기 매너를 경영에 접목시켜 보자.한국기업평가원장

한국기업평가원장 nanumch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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