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계 소비액 9.1%는 빌린 돈

  • 입력 2002년 10월 3일 17시 56분


가계가 최근 소비지출에 쓴 금액 100원 중 9원은 금융회사에서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5∼34세 젊은층 가구는 소득증가율보다 소비지출증가율이 높아 경기변동에 따라 신용불량자가 양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3일 내놓은 ‘가계 소비지출 동향과 특징’에 따르면 올 2·4분기(4∼6월) 가계 소비지출액에서 차지하는 판매신용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소비성 차입금 비율은 9.1%에 달했다. 이 같은 차입소비율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지난해에 비해 2.6%포인트 증가했다.

2·4분기 가계소비지출액은 87조5775억원이었고 소비성 차입금은 자동차 가전할부 같은 판매신용 3조7621억원,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4조1824억원 등 모두 7조9445억원이었다.

한은은 가계소비지출액에 포함되지 않은 교육비를 합하면 차입소비율은 이보다 크게 높을 것으로 추정했다.

2·4분기에 25∼29세와 30∼34세 가구는 소득이 각각 10.0%, 7.7% 늘었지만 소비지출을 18.6%, 10.3% 늘려 전체 소비의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5.7%, 5.4%였다. 반면 중년층(35∼44세) 가구는 소득증가율이 소비지출증가율보다 1.4∼4.3%포인트 높았다.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크게 늘면서 올 상반기(1∼6월) 전체 상품 소비지출 가운데 수입품 소비가 차지한 비중은 19.5%로 4년 만에 10.5%포인트 증가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국산승용차 판매는 16.7% 늘었지만 외제차는 103.2% 증가했다. 수입 TV와 에어컨 세탁기 등의 판매도 120.7∼132.9% 증가해 국산(19.2∼28.9%)을 압도했다. 소주와 국산담배 판매는 줄었지만 외제 술과 담배는 각각 15%가량 늘었다.

고가 및 대형제품 소비도 늘면서 400ℓ 이상 냉장고의 판매비중은 2000년 27.8%에서 올 들어 7월 말까지 52.8%로, 25인치 이상 TV도 28.7%에서 56.3%로 높아졌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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