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니 브라더’… 기업-개인에 의한 감시 늘어

  • 입력 2002년 9월 29일 18시 43분


“‘빅 브라더(Big Brothers)’가 아닌 ‘타이니 브라더(Tiny Brothers)’에 감시당한다.”

정보기술의 발달과 함께 ‘9·11테러’ 이후 안보 차원에서 일반 대중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면서 문제가 제기된 것이 바로 ‘빅 브라더’였다.

그러나 요즘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것은 이처럼 거대한 정부 차원의 감시가 아니라 일반 기업이나 개인적으로 벌이는 감시, 즉 ‘타이니 브라더’라고 뉴욕타임스가 29일 지적했다.

감시장치는 백악관 앞길이나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부근이 아니라 어디든 설치돼 일반 시민을 내려다보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거리에서 자신들이 감시당하는지, 촬영되는지도 모르는 채 비디오로 찍히고 있는 것이다.

13일 인디애나주에선 매들린 투굿(26)이라는 부인이 백화점 주차장에 세워둔 차안에서 네 살 난 딸을 마구 때리는 장면이 감시카메라에 찍혔다. 이 테이프가 방송에 나가는 바람에 ‘폭력 엄마’로 낙인찍힌 투굿씨는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처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안전산업협회측은 미국에서 최소한 200만개의 폐쇄회로 TV 시스템이 운영되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또 인권단체에서 조사한 결과 1998년 맨해튼에만 2397개의 카메라가 상점이나 보도에 설치돼 있었는데 그 중 270개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사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안전 및 모니터회사인 CCS인터내셔널사는 지난해 뉴욕 시가지를 조사한 결과 보통 시민이 하루에 73∼75차례 비디오 카메라에 찍힌다고 밝혔다.

뉴욕〓홍권희특파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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