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성한 감독이 요즘 리오스의 ‘리’자만 나와도 저절로 즐거워질 법도 하다. 마무리면 마무리, 선발이면 선발 팀에서 원하는 보직마다 120% 소화해주기 때문.
시즌초 150㎞에 가까운 강속구를 앞세워 기아의 뒷문을 지키던 다니엘 리오스(31)는 시즌중반부터 선발로 변신, 연일 놀라운 피칭을 선보이며 ‘언터처블’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8월2일 광주 SK전에서 처음 보직을 바꾼 뒤 17일 경기까지 7경기에 선발로 나와 6승무패 평균자책 1.74. 완투승 두번 포함해 9이닝 이상 던진 경기도 세 차례나 돼 ‘철완’을 자랑했다. 마치 지난해 후반기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 삼성의 용병투수 갈베스를 연상시킨다.
17일 광주에서 열린 기아-롯데전. 선발로 나선 리오스는 6이닝 동안 5안타 1실점(비자책)의 뛰어난 투구로 또다시 팀승리를 낚아냈다. 선발로 6연승에다 마무리 때까지 포함하면 6월11일 광주 두산전 이후 9연승 무패행진.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라며 확실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전날 패해 100일만에 선두자리를 삼성에 내줬던 기아는 롯데 마운드를 15안타로 두들기며 8-1로 간단히 승리를 낚아냈다. 하지만 삼성 역시 승리하는 바람에 기아는 반게임차로 여전히 2위.
삼성은 문학에서 0-1로 뒤진 3회 톱타자 김종훈이 역전 2점포를 쏘아올려 전세를 뒤집은뒤 차근차근 추가점을 뽑아 SK를 9-1로 대파했다. 이 경기에서 삼성 마해영은 3안타를 보태며 114경기만에 150안타를 기록, 8개 구단 선수중 가장 먼저 150안타 고지를 돌파했다.
잠실에선 한화가 갈길 바쁜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0-0인 6회 1사 2루에서 송지만-김태균-데이비스의 중심타선이 연속 3안타를 집중시켜 뽑은 2득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한화 이광환 감독은 프로 6번째 1000경기 출전을 달성.
두산과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 역시 현대에 1-4로 패했다. 현대 조용준은 31세이브포인트(9승22세)로 진필중(30세이브포인트)을 제치고 시즌 처음으로 구원 단독선두 자리에 올랐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