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루이 9단, 승자 준결승에

  • 입력 2002년 9월 8일 17시 21분


이 바둑은 중반전에서 극적인 타협을 이뤄 비교적 미세한 승부가 됐다.

하지만 중앙에서 거대한 흑 대마의 생사를 놓고 공방전을 벌인 것은 장관이었다.

루이나이웨이 9단의 대담무쌍한 세력작전도 볼만 했다. 백 14부터 32까지 일당백의 중앙집을 지으려는 시도는 화려함의 극치를 이뤘다.

흑 33부터 흑 대마의 생사 여부가 승부를 결정짓는 상황에 이르자 검토실에서는 한때 바둑이 금방 끝날 것 같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러나 ‘대마불사’라는 기훈(棋訓)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두 대국자는 백 74에 이르러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승부를 종반전으로 미뤘다. 그러나 백 82, 84로 루이 9단의 교란작전이 성공을 거둬 백의 신승으로 결론이 났다.

이 바둑은 루이 9단의 걸작보였다.

이로써 루이 9단은 승자 준결승에 진출해 조한승 5단과 백대현 4단의 승자와 대결하게 됐다. 이재웅 초단은 패자 조로 밀려 본선 벽의 두터움을 실감했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이 초단은 예선에서 세 명의 9단을 물리치는 등 7연승의 무패행진 끝에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본선 무대는 한 단계 높은 다른 차원의 세계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신진 기사들이 그 높은 벽을 허물지 못하고 좌절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루이 9단이 제43기 국수전부터 줄곧 본선무대에서 활약한 것은 그가 일류임을 입증하고 있다.

170 176 187〓118, 173 179〓113, 194〓129. 194수 끝, 백 2집반승. 소비시간 백 3시간46분 흑 3시간59분.

<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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