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韓銀, 금리인상 시사…“시중자금많아 부동산값 불안”

  • 입력 2002년 8월 29일 18시 04분


박승(朴昇·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정부가 부동산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 한은도 정부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주최 강연을 통해 “한국경제의 걱정거리는 부동산값 상승과 과소비에서 비롯된 경상수지 적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박 총재의 발언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실패하면 콜금리를 인상해 대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당장은 콜금리 인상보다는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은행에 대한 총액대출한도액을 줄이거나 지급준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총재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금리가 낮아 부동산값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곧바로 금리나 통화 같은 거시정책을 쓰면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경제와 관련해 “미국경제가 예상치(3%)보다 낮은 2%밖에 성장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한국은 연 6.1% 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은 3% 이내에 그치며 경상수지도 4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경제가 나빠지면 타격을 받겠지만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고 있어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 감소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경제가 점차 미국과 일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대신 중국을 향하여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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