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레터 2]러시아 극동관구 전권대표가 본 '친선특급'

  • 입력 2002년 7월 17일 19시 02분


“북한 지도부는 동해선(원산∼동해)을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사업의 주요 대안(고리)으로 지지하고 있다.”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관구 러시아연방 대통령 전권대표는 17일 하바로프스크 관저에서 한-러 친선특급 참가 인사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2월과 4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난 바 있다.

▼글 싣는 순서▼

- ①변화하는 블라디보스토크

그는 “북한이 한반도 서부 루트인 경의선 연결사업 공동추진에도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철도연결사업과 관련해 남북한과 러시아가 협의를 통해 상호보장 문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풀리코프스키 대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곳에 보낸 전권대표 가운데 한 명으로 연해주 하바로프스크주 등 7개 주를 관할하고 있다. 올해 54세인 그는 체첸 사령관 출신(소장예편)으로 장남을 체첸전에서 잃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TKR와 TSR의 연계사업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철도연계사업은 러시아의 관심사항이다. 북한도 지지하고 있다. 추진 여부는 남북대화 진척에 달려 있다고 본다. 지난해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현저히 강화됐다.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여러 분야에 걸쳐 협력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올들어 두 차례 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방북한 결과 북한 지도부는 특히 미국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극동관구 지정 이후 이 지역 경제상황의 변화라면….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가 낙후돼 있다. 극동은 전 영토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산업생산은 6%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최근 시장을 개방하는 등 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역량이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해외투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해외투자자들은 이 지역의 천연자원개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에너지분야나 수송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이 많다.”

-한-러 친선특급은 양국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친선특급은 지난해 2월 서울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회담과 뉴욕 브루나이 상하이 등에서 열린 4차에 걸친 정상회담의 합의내용을 실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친선특급은 협력 강화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앞으로 다방면에 걸쳐 양국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바로프스크〓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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