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최경주 ‘황제’ 우즈도 꺾었다

  • 입력 2002년 5월 9일 18시 53분


최경주가 10번 그린에서 칩샷을 하고 있다.[AP]
최경주가 10번 그린에서 칩샷을 하고 있다.[AP]
‘황색 탱크’ 최경주(32·슈페리어)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2인자’ 필 미켈슨, ‘유럽 최강자’ 세르히오 가르시아를 모두 꺾는 기염을 토했다.

9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주 어빙의 포시즌스TPC(파70)에서 열린 바이런넬슨클래식(총상금 480만달러) 연습경기인 프로암대회.

미국진출 3시즌만에 지난주 컴팩클래식에서 첫 우승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있는 최경주는 이날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팅으로 7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이들 세계 정상급 스타를 모두 제치고 우승을 차지, 미국PGA투어 ‘2연승과 4연속 톱10 진입’의 청신호를 환히 밝혔다.

아마추어 3명과 함께 ‘베스트볼 방식’으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최경주는 미켈슨(3언더파)과 우즈, 가르시아(이상 2언더파) 등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했다. 2000년 미국에 진출한 최경주가 프로암 정상에 오른 적은 이번이 처음.

컴팩클래식 우승 파티 후유증으로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던 최경주는 이날 “우즈까지 나온 대회에서 프로암 정상에 올라 너무 기쁘다”며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본 대회에 집중해 일단 톱10 진입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최경주는 이 대회에 2차례 출전해 공동 41위(2000년)와 컷오프 탈락(2001년)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경주의 캐디백에는 태극기가 붙어있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에서 가방과 골프화에 태극기를 달고 다닌다고.사진제공 코리안저널

그러나 이번에는 3번째 도전이라 코스를 속속 들이 알고 있는 데다 텍사스 특유의 뜨거운 날씨와 버뮤다 잔디에도 익숙해 달라진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최경주의 분석.

특히 최경주는 대회 코스에서 자동차로 5시간 거리의 휴스턴에 살고 있어 마치 ‘제2의 고향’을 찾은 듯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

신바람을 내며 컨디션을 가다듬은 최경주는 또 다른 야망을 안은채 9일 밤 나란히 미국 투어 4승씩을 거둔 로버트 앨런비(호주), 케니 페리(미국)와 1라운드에 들어갔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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