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연금 ‘한계좌’ 들면 노후 ‘한시름’ 던다

  • 입력 2002년 5월 8일 18시 12분


“늙어서 일자리를 잃으면 어떻게 살아갈까?”

누구나 늘 고민하면서 누구도 쉽게 해답을 찾지 못하는 고민이 바로 ‘노후대비’다.

고령화 사회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최근 ‘노후를 대비한 재테크’로 개인연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개인연금 판매는 2000년 이후 인기를 끌었던 종신보험(보험 가입자가 죽으면 가족들에게 보험금이 지급되는 보험) 판매를 넘어서는 추세.

지난해 11월∼올해 1월 생명보험사가 판매한 연금보험 수입보험료는 2018억원으로 같은 기간 종신보험의 수입보험료 1102억원 보다 2배 가량 많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경험생명표가 변경돼 연금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인연금에 가입하려면 상반기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삼성연금보험에 대해 상담하고 있는 삼성생명

▽상반기에 가입하자〓올해 하반기부터 보험료 산출의 기준이 되는 경험생명표가 새로 작성된다. 경험생명표란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본 통계 자료로 보험가입자의 평균 수명 등이 포함된다.

연금의 경우 생명표 상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연금을 받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내야 하는 보험료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는 새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면 연금 보험료가 약 20% 정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스트라이프 교보연금을 취급하는 교보생명

▽어떤 상품이 있나〓현재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하는 개인연금은 신개인연금과 일반연금 두 가지.

신개인연금은 지난해부터 적용된 조세제한특례법에 의해 연간 납입 보험료 가운데 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절세형 상품. 매월 20만원씩 보험료를 낸다면 보험료 전액이 소득공제 대상이다. 대신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 연금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 불이익이 있다.

메트라이프연금보험을 팔고 있는 메트라이프생명

따라서 보험료를 내는 기간 동안 소득공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이 상품이 자영업자나 주부보다는 세금이 원천징수되는 월급 생활자에게 더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일반연금은 보험료에 대한 세제 혜택이 없는 대신 연금을 받을 때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두 상품 모두 확정형과 종신형이 있다. 확정형은 연금을 받을 기간을 가입자가 결정하는 상품이고 종신형은 말 그대로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 단, 보험사 이외의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확정형 상품만 판매한다.


▽주의할 점〓세제 혜택이 있는 신개인연금은 중도에 해지하면 상당히 불리하다는 사실을 미리 감안해야 한다. 매년 연말정산 때 세제 혜택을 받기 때문에 해지할 경우 소득세 등 되물어야 하는 세금이 적지 않다.

여기에 사망이나 퇴직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5년 안에 계약을 해지하면 5.5%의 중도해지 가산세까지 물어야 한다. 따라서 중도해지하면 손해가 크기 때문에 끝까지 갈 자신이 있을 때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신개인연금은 연금을 받을 때에도 이를 소득으로 간주하고 일정액의 세금을 내야 한다. 따라서 가입 전에 미리 얼마의 세금이 부과되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보험사 선택도 중요하다.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만 보험사가 파산할 경우 보장받는 금액은 규정상 5000만원뿐이다.

게다가 연금보험은 최소한 30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 투자이므로 파산 걱정이 적은 안정적이고 튼튼한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금리도 보험사마다 달라 자산운용능력이 뛰어난 회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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