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Let's go, Japan]“천 축구공에 추억담아가세요

  • 입력 2002년 5월 3일 2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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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추억과 정을 이 축구공에 담아 가세요.”

일본 사이타마시 시민들은 외국인에게 나눠줄 축구공을 천으로 만들고 있다. 이 공은 5각형 천 12장과 6각형 천 20장을 공 모양으로 꿰매 쿠션용 물질을 집어넣은 것. 기모노 유카타 일본인형 등을 만들 때 쓰는 천으로 둘러싸여 일본풍이 물씬 배어난다.

‘천 축구공’ 만들기는 사이타마시에 사는 고마이 다카코(駒井隆子·51·여)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일본수예협회 회원인 고마이씨는 천 축구공이 외국인에게 좋은 월드컵 기념품이 되겠다고 생각해 수예협회 회원 서너명과 천 축구공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마이는 참여자가 늘어나자 지난해 10월 ‘퀼트 리더 사이타마’란 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 회원인 수예강사 90여명은 시민들에게 바느질법을 가르치며 함께 축구공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축구공은 지름 15㎝, 10㎝짜리 2가지 종류. 시민들은 재료비 1500엔(약 1만5000원)을 들여 축구공을 2개 만들어 한 개는 자신이 갖고 다른 한 개는 외국인에게 줄 기념품으로 내놓는다. 축구공 한 개를 만드는 데 평균 8시간이 걸린다.

천 축구공은 이미 1000여개가 모였다. 이들은 다음달 초 사이타마 신도심에서 열리는 축제에서 추첨을 통해 매일 수백개씩 공을 나눠줄 계획. 천 축구공에는 만든 이의 이름과 e메일 주소가 든 이름표가 있다.

고마이씨는 “국제 교류와 친선을 위해 천 축구공을 만들게 됐다”면서 “3월 말에 열린 국제주니어친선축구대회 참가자들에게 300여개를 나눠줬는데 감사 e메일이 쏟아지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하준우기자 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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