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잘못된 마라톤 습관과 상식

  • 입력 2002년 3월 15일 18시 23분


마라톤 인구가 급증하면서 우리의 잘못된 습관과 지식으로 인한 피해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다음은 그 사례.

▼성급한 풀코스 도전 부상 초래…1년은 연습해야

▽빨리빨리 병〓달리기를 시작한 지 6개월 된 44세의 이강옥(가명)씨. 지난해 10월 조선일보춘천마라톤에서 10㎞를 완주한 후 11월에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했다. 이후 주변 달리기 친구들의 권유로 동아마라톤을 신청해 놓고 겨우내 강훈련을 했다. 그러다 최근 무릎에 통증이 심해졌다. 어떤 날은 아예 걷기도 힘들었다. 마라톤 풀코스는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최소한 1년 이상 꾸준히 연습한 후 뛰어야 안전하다. 성급한 풀코스 도전은 큰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완주 지상주의〓마라톤동호회에서 회원들과 같이 달리다보면 풀코스를 반드시 뛰어야 하는 것 같은 분위기에 휘말릴 수가 있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 달리는 사람에겐 하프마라톤 정도가 적당하다. 풀코스 마라톤은 몸에 많은 스트레스를 주어 회복에 상당시간 필요하다. 등산으로 치면 마라톤은 ‘고산 등정’에 해당한다. 운동을 위해 고산등정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완주한 기쁨 술로 축하 건강에 치명타 될수도

▽독(毒)이 되는 축배〓마라톤 대회 후 완주한 기쁨을 술로 축하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맥주 한 두 잔 정도는 몰라도 그 이상의 음주는 건강에 치명타. 마라톤은 간에 축적되어 있는 글리코겐을 완전히 소진하는 극한 운동이다. 마라톤 완주 후 간은 부피가 상당히 줄어들어 기능이 저하된다. 이 상태에서 과음을 하는 것은 축배가 아니라 자해 행위.

▽기록 단축 집착증〓기록단축은 마라톤의 또 다른 즐거움. 그러나 이를 위해 성급하고 과도한 연습은 심한 부상을 부른다. 달리기 시작 6개월 만에 풀코스를 3시간 40분대에 뛰었던 정모(40세, 남)씨. 3시간 20분대에 뛰고 싶은 욕심으로 매일 10여㎞이상 뛰고 스피드 훈련까지 했다.그러다가 결국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당했다.정씨는 1년 이상 재활치료를 하고 최근에야 천천히 10㎞정도를 뛸 수 있게 되었다.

▼선수용 마라톤화보다 쿠션있는 런닝화가 좋아

▽과도한 경쟁의식〓직장 후배를 마라톤에 입문시킨 최영재(43세, 가명)씨. 후배는 처음에 300∼400m 뛰기도 힘들어 했지만 1년이 지나자 최씨보다 더 잘 달리게 되었다. 최씨는 올 초 마라톤대회에 같이 참가해 후배를 이기려고 무리하게 레이스를 펼 친 결과 대회 후 거의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무릎이 아파 뛰지 못하고 있다. 마라톤은 자신과의 경쟁 운동이다. 과도한 경쟁은 필연코 부상을 부른다.

▽마라톤 이산가족〓주말이면 마라톤 연습이나 대회 참가를 위해 모든 시간을 보내는 도경락(가명,42,남)씨. 혼자서 마라톤 모임과 대회에 참가하느라 가족들과 점점 멀어졌다. 마라톤은 중독성이 강한 운동이다. 지나친 마라톤 몰입은 오히려 가정의 행복을 깬다.

▽‘가벼운 마라톤화’에 대한 끝없는 욕망〓아마추어들이 선수용으로 제작된 경기용 마라톤화를 신어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라톤화는 기록 향상을 위해 가볍게 만들어져 보호장치가 부족하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은 부상 방지 보호장치가 있는 쿠션이 충분한 런닝화를 신는 것이 좋다.

선주성 마라톤칼럼니스트 runman@runners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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