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수성씨 “신당 창당”

  • 입력 2002년 3월 8일 17시 53분


정치권 일각에서 6월 지방선거 전후를 기해 신당을 창당, ‘제3의 대선후보’를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 대선이 다자(多者)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朴槿惠) 의원과 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는 8일 낮 서울 강남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신당 창당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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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회동 후 “정치개혁을 이루는 데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힘을 합해 국민이 희망을 갖는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선거 참여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정국 추이에 따라서는 6월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이 전 총리는 “기존 정당의 이합집산을 통한 정계개편을 생각한 게 아니다”며 각계 각층의 신진세력 규합에 나설 뜻을 밝혔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이날 경기 양평군 용문산 산행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 구도는 앞으로도 몇 차례 변화가 가능하다”며 적절한 시기에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부총재직을 사퇴한 강삼재(姜三載) 의원도 이날 마산에서 기자와 만나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박근혜 의원에 이어 김덕룡(金德龍) 의원까지 탈당한 뒤에도 당 쇄신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당 대선후보 경선(5월9일)과 지방선거 전후로 당에 대혼돈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탈당할 계획이 없지만 두세 달 뒤의 상황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덕룡 의원은 이날 민주당에 재입당한 김상현(金相賢) 전 의원 등과 골프회동을 갖고 한나라당 탈당 시기 및 탈당 이후의 진로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6일 광주 경선 이전에 ‘중대 결심’을 할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의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은 8일 “(연말 대선은) 3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다자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돈 주고 시험답안 사는 것(부정선거)에 항의해 학교 그만두려는 것을 트집잡을 수 있나”라고 말해 상황에 따라서는 경선에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창혁기자 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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