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엘스 17언더 우승…제뉴이티챔피언십

  • 입력 2002년 3월 4일 17시 55분


멀찌감치 달아나 뒀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3라운드를 8타차 선두로 여유 있게 끝낸 어니 엘스(32·남아공·사진)는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회 41년 역사상 엘스만큼 2위와 타수를 벌린 채 최종라운드에 들어간 적도 없었는데 오히려 불안해 보이기까지 했다. 2위가 다름 아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였기 때문. 우즈에게는 1998년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8타차로 앞서다가 역전패당한 쓰라린 기억까지 있었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엘스의 이런 걱정은 결코 엄살이 아니었지만 우즈가 ‘푸른 악마’라는 별명이 붙은 까다로운 코스와 강풍을 뚫고 또다시 역전 신화를 이루기에는 힘이 부쳤다.

4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럴골프리조트 블루코스(파72)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제뉴이티챔피언십(총상금 470만달러) 4라운드. 엘스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합계 17언더파 271파를 기록, 이날 6타를 줄이며 쫓아온 우즈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엘스는 “라운드 도중에도 솔직히 우승할 수 있을까 불안했다”며 “우즈의 매서운 기세를 누르고 정상에 올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첫 우승컵으로 18개월 만에 미국 투어 정상에 복귀한 그는 우승상금 84만6000달러를 챙겼다.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6차례나 우즈에게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엘스는 ‘2인자 징크스’까지 깨뜨려 기쁨이 더 컸다.

엘스의 바로 앞 조에서 라운드한 우즈는 1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무려 385야드나 보내는 장타를 앞세워 버디를 낚은 것을 시작으로 불같은 추격전을 전개했다. 하지만 12번홀 이후 3차례 버디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겼고 차분하게 지키는 플레이를 펼친 엘스는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퀄리파잉 스쿨 출신 신인 피터 러나드(호주)는 11언더파 277타로 단독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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