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日은행 합병가속… 不實해결엔 역부족

  • 입력 2002년 2월 25일 17시 48분


위기에 처한 일본 은행들이 합병과 통합을 통한 ‘합종연횡’으로 살길을 찾고 있다. 해외 금융기관들의 재편 움직임에 맞서 은행의 몸집 키우기가 불가피한데다가 국내 부실채권 해결을 위해서는 통합 등을 통한 합리화 대책이 절실한 때문.

이에 따라 1990년 23개에 이르던 은행이 최근 10개 금융그룹으로 재편됐다. 이중 12개 시중은행은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토모은행, UFJ홀딩스, 미쓰비시도쿄파이낸셜그룹 등 4개 금융그룹으로 통합돼 세계적인 초대형 은행으로 거듭났다.

다이이치칸교 후지 니혼코교 등 3개 은행이 2000년 9월 통합해 새로 출범한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은 총자산액 141조엔으로 세계 1위의 규모. 지난해 4월 스미토모와 사쿠라가 합병한 미쓰이스미토모은행도 총자산액 99조엔으로 세계 2위다.

그룹 산하의 보험사나 증권사 등 금융 자회사들도 재편에 적극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은행권이 업종 장벽을 뛰어넘어 종합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단순한 몸집 불리기만으로는 금융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4월1일부터 예금전액 보호제가 폐지되면 몸집과 상관없이 부실은행의 예금인출 사태가 예상된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금융기법 개발 등 수익성을 높인 뒤 초우량 은행으로 변신하지 않는 한 통합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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