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카드업계 신규진출 러시

  • 입력 2002년 1월 4일 17시 25분



‘노다지’로 떠오른 신용카드 시장을 놓고 올 한해 신규업체와 기존업체 간 뜨거운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지난 연말부터 BC 삼성 LG 국민카드 등 4강 체제에 도전하는 새 업체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평화은행과 한빛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이 통합, 지난해 12월31일 ‘우리신용카드’로 새로 출범하고 신임 사장에황석희(黃錫熙) 전 평화은행장이 선임됐다. 조흥은행과 하나은행은 카드부문을 분사,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도 카드사를 설립할 계획. 롯데그룹 역시 400여만명의 백화점카드 회원을 타깃으로 설정, 상반기에 신용카드업 진출을 목표로 뛰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국내 처음으로‘기업구매 전용카드’를 발행할 계획. 산은캐피탈 김철영 팀장은 “기업금융의 노하우를 살리면 충분히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모두 독립 카드법인을 세우면 기존의 BC 국민 외환 삼성 LG 현대 동양 등 7개 카드사에서 13개사로 늘어나게 된다.

기존 신용카드 4강이 껄끄럽게 여기는 후보는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에 팔린 다이너스카드. 모그룹의 후광을 배경으로 이달말쯤 마스터 비자카드도 취급하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전망. 현대카드 관계자는 “자동차카드 등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 선두권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것은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정부의 소득공제폭 확대와 가계의 소비지출 증대 등으로 시장이 초고속성장을 누려온 덕택. 외환위기 이전 70조원대 영업실적을 올린 신용카드시장은 2000년 200조원을 훌쩍 넘어선 뒤 지난해엔 400조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9월 7개 전업사가 올린 당기순익은 무려 1조5000억원 규모.

국내 발급된 전체 카드 수는 지난해 9월말 기준 8119만장. 경제활동인구(2248만명) 기준으로 따지면 1인당 3.5장의 카드를 발급받은 셈이다. 신규 카드의 70% 정도는 선두 굳히기에 들어간 LG와 삼성카드가 발급했다.

신규업체의 진출을 계기로 회원 확보전은 더욱 치열해져 카드 발급건수도 지속적으로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무자격자 가입, 개인신용 불량자 양산 등 적잖은 부작용도 예상된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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